'홈런으로 각성' 박병호 변화시킨 감독의 진솔한 조언

'감독님 최고!' 최근 부진을 털고 19일(한국 시각)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홈런 포함,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박병호.(사진=노컷뉴스DB)
19일(한국 시각)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박병호(30 · 미네소타). 이날 시즌 12호 홈런을 포함해 희생타까지 특유의 장타력을 뽐냈다.

비록 팀은 6-7 역전패를 안았지만 박병호의 활약은 의미가 있었다. 최근 부진을 떨치고 특유의 장타력을 살려낸 데다 약했던 직구와 득점권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도 이날 경기 후 '박병호가 홈런과 3타점 경기로 불꽃을 찾았다'는 제목의 기사로 그의 활약상과 변화를 주목했다. 특히 폴 몰리터 감독과 면담 뒤 달라진 모습을 조명했다.

MLB.com은 "그동안 득점권에서 고전했던 박병호가 이날 경기에서 2점 홈런과 3타점으로 좋은 조짐을 보였다"고 전했다. 몰리터 감독도 "박병호는 아기처럼 걸음마를 하고 있다"면서 "득점권에서 타점을 올리는 것이 특히 정신적으로 전쟁처럼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래서 박병호가 그동안 해왔던 플레이를 하도록 휴식을 줬고, 오늘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박병호는 2회 첫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양키스 선발 마이클 피네다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큼직한 타구를 때려냈다. 아쉽게 상대 중견수에 잡혔지만 워닝트랙까지 날아간 비거리 약 120m 타구였다. 2루 주자가 3루까지 가기 충분했고, 결국 선취점으로 연결됐다.

타격감을 조율한 박병호는 다음 타석에서 결실을 맺었다. 4회 2사 3루에서 박병호는 피네다의 시속 96마일(154km) 초구 바깥쪽 높은 직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2m 아치로 2회 아쉬움을 날렸다. 시즌 12호 홈런으로 팀내 1위를 달렸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박병호.(사진=노컷뉴스DB)
이 홈런은 의미가 컸다. 박병호가 95마일 이상 공을 상대로 친 첫 안타였다. 박병호는 150km 이상 투구 타율이 9푼6리로 1할도 채 되지 않을 만큼 강속구에 고전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나온 첫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득점권에서 타율이 1할2푼(50타수 6안타), 10타점에 불과했다. 또 6월 타율 1할8푼이었고, 삼진 17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6개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터진 홈런은 그동안의 부진 탈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박병호는 6회 희생타까지 때려내 타점을 추가했다.

MLB.com은 박병호의 변화를 이끈 요인으로 몰리터 감독과 면담을 소개했다. 최근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와 만나 부진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가 득점권에서 너무 긴장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타격에 대해 너무 많이 조정하는 것보다 자신의 자세와 기술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충고했다. 박병호도 "최근 거의 매일 타격을 수정하려고 했는데 시즌 중 너무 많은 변화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면서 "그래서 현재의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날에 대한 반성이 먼저였다. 박병호는 "모두 알고 있듯이 나는 그렇게 생산적이지 못했다"면서 "원했던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팀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래도 자신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최대한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몰리터 감독은 앞으로도 박병호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전망이다. 그는 박병호가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도록 정상적으로 타석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2년 동안 105홈런을 때려낸 스윙을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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