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릴레이⑪] 주헌, 열정 품은 당당한 아이돌 래퍼

주헌(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래퍼들의 근황과 생각을 들어보는 지목형 인터뷰 '힙합 릴레이'. 열한 번째 주인공은 브라더수가 지목한 그룹 몬스타엑스 멤버 주헌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방송된 '쇼미더머니4'에는 아이돌 그룹에 속한 래퍼들의 참가가 눈에 띄게 많았다. 기대 이하의 실력으로 쓸쓸히 퇴장한 이가 있는가 하면, '아이돌'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실력을 증명한 이도 있다. 몬스타엑스 주헌은 후자에 속한다. "난 아이돌 래퍼가 맞다"고 쿨하게 인정해 이목을 끈 그는 패기 넘치는 랩을 선보여 프로듀서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아쉽게 3차에서 탈락했지만, 그 이후 주헌의 랩 실력을 평가 절하하는 이는 드물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헌이 얼마나 힙합 음악에 열정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주헌은 몬스타엑스로 국내외를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꾸준히 '래퍼 주헌'으로서의 작업물을 내놓고 있다.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매드클라운은 물론이고, 플로우식, 블랙넛, 제이켠 등 다수의 래퍼와 협업하며 디스코그라피를 쌓아가는 중이다. 당당한 아이돌 래퍼 주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소개를 부탁한다.
몬스타엑스라는 신인 그룹 메인 래퍼 주헌이라고 합니다. 왓썹!(what's up)

▶ 어떻게 지내나.
'힙합의 민족'이란 프로그램에서 프로듀서 활동을 마치고, 몬스타엑스의 세 번째 미니앨범 '더 클랜 파트1 로스트(THE CLAN pt.1 LOST)' 타이틀곡 '걸어'로 활동 중입니다.

▶ '힙합 릴레이'에 아이돌 그룹에 속한 래퍼가 참여하는 건 처음이다.
일단 저를 지목해준 브러더수 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몬스타엑스 멤버가 아닌 주헌이라는 래퍼로 인터뷰하게 되어 기쁩니다.

▶ 브라더수가 "실력만 놓고 봐서는 절대 평가절하될 친구가 아니다. 앞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많은 래퍼"라며 주헌을 지목했다.
이런 말을 듣는 것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네요. 길게 말할 필요 없이 앞으로 저의 행보를 지켜봐 주세요. 말보단 보여주는 게 멋있는 거 아닐까요? 좋은 음악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 '아이돌 래퍼'라는 편견 때문에 힘들진 않나.
사실 '아이돌 래퍼'라는 꼬리표에 대해서 나쁜 편견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전 아이돌이고 아이돌 래퍼가 맞으니까요. 그런 걸 떠나서 그냥 멋있으면 끝이라고 생각해요.

▶ 힙합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CCM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나얼 선배님의 '주 여호와는 광대하시도다'라는 노래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거기에 다이나믹듀오 선배님들이 랩하신 걸 듣고 완전 빠졌죠. 외국 힙합을 먼저 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 조pd, 다듀 이런 분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힙합음악을 시작하게 됐죠.

▶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곡 작업 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정말 부족하죠. 그래서 전 비행기, 호텔, 차, 대기실 어디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작업을 해요. 무언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장에 적고요. 지금은 몸에 밸 정도로 자연스러워졌죠.

▶ 혼자 무대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기회가 된다면 홀로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무대를 한 번 뒤집어 놔야죠.

▶ 주헌 랩의 특징은. 장, 단점도 함께.
와일드함이 아닐까 싶어요. 장점이자 단점은 톤이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주위에서 '색깔이 없다'는 평가는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제 랩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재정비하는 시기죠.

▶ 롤모델이 있다면.
래퍼는 아니지만 고(故) 마이클잭슨이요. 그냥 그분 자체가 음악이고 브랜드잖아요.

▶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이 남죠. 요즘 시즌5를 보면서 다시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지금은 제 랩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라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도전해보고 싶어요.

▶ '힙합의 민족'에서 활약한 소감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힙합 프로그램. 처음엔 정말 안 믿겼어요. 결과적으로는 큰 경험과 영광을 안겨준 프로그램이고, 저에게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같고요.

▶ '깽값', '알록달록' 등 매드클라운과의 작업이 유독 많은데.
동림이 형(매드클라운의 본명)이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동시에 날카롭게 지적을 해주시는 편이죠. 방향성이나 색깔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하면서 작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 몬스타엑스 곡보다 솔로곡에서의 랩이 더 강렬하고 세다.
몬스타엑스는 팀이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의 색깔만을 표현할 수 없잖아요. 멤버 7명 모두의 색깔이 잘 어우러져야 하니까요. 반면, 솔로곡은 저만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거죠.

▶ 플로우식, 블랙넛 등과 곡 잡업을 했더라. 향후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너무 많아요. 콕 집어서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죠. 멋진 분들과 다 해보고 싶어요.

▶ J.U.S.T 크루로 활동 중이라던데. 소개를 부탁한다.
아, 지금은 저희 크루 이름이 'NOARK'로 바뀌었어요. 노아의 방주라는 뜻으로 원래는 'NOA'S ARK' 인데, 'S'를 빼고 합성어로 만들었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들어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고, 패션디자이너, 래퍼, 프로듀서, 비트메이커, 댄서 등 다양한 친구들이 속해있어요. 언젠가 함께 멋있는 걸 보여줄 날이 있지 않을까요. '우린 한배를 타고 끝까지 살아남는다'라는 오글거리지만, 뜻은 멋있는 우리 크루. 주목해주세요.

▶ 그 외 친하게 지내는 래퍼가 있다면.
'쇼미더머니5'에서 활약하고 있는 샵건, 옐라 다이아몬드 형, 제이켠 형, 기리보이 형, 송민호 형. 친한 래퍼들은 정말 많아요. 앞으로 두루두루 더 많은 분과 친분을 쌓으면서 배워가고 싶어요.

▶ 몬스타엑스가 아닌 주헌의 솔로곡은 또 언제 나오나.
솔로 앨범은 아직 잘 모르겠고, 작업물은 올해 후반기쯤에 나오지않을까 싶어요. 아마 들으면 다들 놀라실 걸요?

▶ 솔로곡으로 보여주고 싶은 스타일, 담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궁금하다.
진심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어요. 주헌이라는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살아 갈 건지, 음악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을 곡에 녹이고 싶고요.

▶ 주헌의 대표곡을 꼽자면.
매드클라운 형과 함께한 '깽값', '노머시'에서 선보인 'YESSIR', 블랙넛과 함께한 'ㄴㄴ'을 꼽겠습니다.

▶ 요즘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지내나.
울고 싶을 땐 타블로 '집'을 들어요. 정말 가사가 와 닿고 슬픈 곡이죠. 답답할 땐 플래닛쉬버 '레인보우'. 뭔가 속이 뻥 뚫려요. 미치도록 놀고 싶을 때 듣는 노래는 에이스 후드 '부가티'. 샤워할 땐 바닐라 어쿠스틱 '대화가 필요해'를 듣고요. 외로울 때 듣는 노래는 존 메이어 '네온'. 마음이 편해져요.

▶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장르에 상관없이 멋지고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해달라.
'쇼미더머니4' 우승자 베이식 형을 지목하겠습니다. 인생적으로나 랩적으로나 배울 게 정말 많은 분이라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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