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으로 회귀?' KBO, 왜 또 경기 시간 늘어나나

'끝내기는 좋지만 좀 빨리...' 한화는 올 시즌도 경기 시간이 3시간40분으로 10개 구단 중 최장을 찍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0위에 잦은 투수 교체로 경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은 지난 12일 양성우의 끝내기 희생타로 이긴 LG전 모습. 9회 경기인데도 3시간40분이 걸렸다.(자료사진=한화 이글스)
경기 시간 단축은 야구의 영원한 숙제다. 시간이 정해진 축구와 달리 야구는 경기 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다. 정규이닝 9회를 넘어 연장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야구는 지루한 스포츠라며 기피하는 현상도 적지 않다. 축구는 2시간 정도, 연장까지 가더라도 2시간 반이면 끝나지만 야구는 3시간 이상은 지켜봐야 하는 까닭이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어린이 등 가족 팬들이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때문에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야구 인기 국가들은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관중 수를 늘리고 신규 야구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이다. 메이저리그는 강력한 스피드업 규정으로 평균 경기 시간이 드디어 3시간 이내(2시간56분14초)로 들어왔다.

KBO 리그도 마찬가지다. 이미 KBO 리그는 지난해 경기 시간 단축 방안을 도입해 효과를 봤다. 투수 교체 시간을 2분45초에서 2분30초로, 타자의 등장 배경 음악을 10초로 제한하는 등의 방안이다. 2014년 3시간 27분(연장 포함)으로 역대 최장을 찍었던 경기 시간은 지난해 3시간21분으로 6분이 줄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슬그머니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 추세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19일까지 평균 3시간24분을 찍었다. 지난해보다 3분 늘어났다. 역대로도 2014년 다음인 2위의 시간이다.

▲또 고개든 타고투저, 경기가 늘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시 고개를 든 '타고투저' 양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2014년에는 역대 가장 두드러진 타고투저 현상이 리그를 강타했다. 외국인 야수의 부활 등으로 타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투수들이 난타를 당하면서 공격 시간이 늘어났다. 당시 리그 전체 타율은 2할8푼9리, 전체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5.21이나 됐다. 역대 최고였다.

올해도 타고투저가 두드러진다. 리그 전체 타율은 2할8푼5리, 전체 ERA도 4.98로 5.00에 육박한다. 2014년 이전까지 가장 높았던 1999년(타율 2할7푼6리, ERA 4.98)과 지난해(타율 2할8푼, ERA 4.87)을 넘는다.

역시 투수력이 좋지 않은 팀이 경기 시간이 길다. ERA 6.10으로 최하위인 한화는 경기 시간도 3시간40분으로 단연 1위다. ERA 6위(5.06)인 LG가 3시간29분, ERA 8위(5.62) 롯데가 3시간27분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 팀은 수비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반면 공격 시간이 긴 팀들도 있다. 팀 타율 1위(3할3리)이자 홈런 1위(80개)인 NC는 막강한 공격력으로 상대 수비 시간을 길게 만든다. 팀 ERA 1위(4.01)에도 경기 시간은 10개 구단 평균인 3시간24분이다. 두산 역시 ERA 1위지만 팀 타율 2위(2할9푼9리)로 경기 시간은 3시간22분이다.

가장 경기 시간이 적은 팀은 SK로 3시간13분이다. 한화보다 무려 27분이 적다. 승패에 대한 결단이 빠른 넥센도 3시간16분으로 빠르다. 삼성과 KIA도 3시간21분으로 양호한 편이다. 케이티는 3시간25분이다.

결국 경기 시간을 줄이려면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제 투수들이 지치기 시작하는 무더위가 찾아온다. 과연 올해 프로야구 경기 시간이 2014년으로 회귀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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