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왜 국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나

박태환 측의 법률대리인 임성우 변호사(사진 가운데)가 23일 오후 박태환의 부친 박인호씨(사진 오른쪽)이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가처분 신청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 신청을 한 박태환(27)은 왜 국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일까.


박태환 측은 리우올림픽 출전에 유리한 중재 결정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재 박태환 측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부분은 과연 대한체육회가 중재 결정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다.

박태환의 법률대리인 임성우 변호사는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회가 기속력이 없다, 국내 판결과는 다르지 않느냐고 주장할 경우를 대비해 우리 법원의 결정을 대한체육회에 제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CAS가 박태환의 손을 들어줄 경우 대한체육회 규정은 물론이고 국내법을 따져봐도 대한체육회가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태환 측은 지난 21일 CAS에 잠정처분 요청을 했다. 잠정처분은 급하게 중재 결정이 필요할 경우 일방 당사자가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CAS는 10일 이내에 분쟁의 상대방으로부터 답변을 받아 바로 중재안을 내놓는다.

박태환 측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장정처분 절차를 선택했다. 2016 리우올림픽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일은 7월18일로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정처분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임 변호사는 "선수의 권리 구제의 긴급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와 승소 가능성이 높은 경우 잠정처분이 나온다. 이 사안에 대해 판례가 여러차례 있어 승소 가능성이 명백하고 선수 입장에서는 올림픽 기간이 지나고 판정을 받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에서도 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박태환 (사진=노컷뉴스)


박태환 측은 CAS에 7월5일까지 중재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박태환 측의 관점에서는 승소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대한체육회가 7월18일까지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손질하거나 무효화시켜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승인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이에 박태환 측은 7월5일 이후의 빠른 대응 차원에서 아직 중재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가처분 신청을 결정한 것이다. 임 변호사는 "체육회가 결정을 따르겠다고 하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만약 따르지 않겠다고 한다면 법원의 결정을 받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태환 측은 잠정처분 이전 단계인 신속절차의 진행에 대한 CAS의 요청에 대한체육회가 응답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지연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에게도 신속 절차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는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박태환 측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만큼 신속한 일 처리가 이뤄져야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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