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에릭이 tvN '또 오해영'을 만나 날아올랐다. MBC '불새' 이후 10여 년 만에 '인생작'을 만났다는 평가다. 에릭은 '또 오해영'에서 30대 중반 영화음향감독 박도경으로 분했다.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속 깊은 따뜻한 남자. 여주인공 오해영을 연기한 서현진과 달콤한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드라마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에릭은 "'또 오해영'은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진 작품"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내보내는 거로 하고 100회 정도는 찍었으면 좋겠다"며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자신에 연기한 도경에 대해선 "내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특성이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내 모습과 싱크로율은 80% 정도"라며 웃기도 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남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고 고백했다. "전작들과는 달리 3~4회까지 남주인공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저를 드러내면 조화가 맞지 않으니 최대한 눌렀어야 했죠.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가졌다는 점도 유치해 보이면 어쩌나 싶었고요. 다행히 드라마 자체가 워낙 재미있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서 잘 넘어간 것 같아요."
역대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 4위에 이름을 올린 '또 오해영'의 인기는 대단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드라마가 방송되는 월요일과 화요일이 '또요일'이라고 불렸을 정도다. 에릭은 공을 자신이 아닌 스태프에게 돌렸다. "여백을 가지고 연기하더라도 구도, 음악이 채워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촬영 감독님께서 저와 현진이가 출연한 작품을 2주 동안 몰아서 보셨대요. 우리에게 맞는 앵글을 연구하신 거죠. 덕분에 저도 멋지게 나왔고 현진이도 예쁘게 나왔어요. '케미'도 더 잘 붙어 보였고요."
서현진에 대해선 "보물 같은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착하고 주변을 잘 돌아보는 사람은 상처나 스트레스가 많아요. 자기를 드러내질 못해 잘 되기가 싶지 않기도 하죠. 만약 그런 사람이 잘 되면 응원해주고 싶잖아요. 현진이가 그런 케이스예요. 며칠 밤을 새우고 외워야 할 대사도 많은데, 항상 현장 분위기까지 밝게 띄워줬어요. 대단하다 싶었죠."
전작인 KBS2 '연애의 발견'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연이어 좋은 평가를 받으며 '로코킹'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그래서인지 에릭은 "'또 오해영'은 '인생작'"이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불새' 이후 여러모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 없었어요. 사고도 없고 분위기도 좋고 시청률까지 잘나왔으니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게 다 잘 됐죠. 모든 배우들이 '쫑파티' 때 '다음 작품을 쉽게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작품을 놓아주기 아쉬운 거죠."
'또 오해영'만 같아라. 에릭의 바람이다. "차기작이요?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멋있어 보이는 것보단 이번처럼 작품 자체가 재밌고 즐거웠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