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新병기 맥스웰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코치님, 끝나고 커피 한 잔?' 롯데 새 외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이 한국 무대 데뷔전인 19일 KIA와 홈 경기에서 4회 첫 안타를 뽑아낸 뒤 정보명 코치아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부산=롯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KIA의 시즌 10차전이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에 대해 자못 기대감을 드러냈다.

맥스웰은 금지약물 복용으로 방출된 짐 아두치의 대체 선수다. 지난 6일 연봉 28만 달러(약 3억 원)에 계약했고,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KBO 리그 공식 데뷔전에 나섰다.

조 감독은 "(외야) 수비는 잘한다고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격에서는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 공략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중요하다"면서 "첫 10경기를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롯데는 맥스웰의 가세로 타선이 한층 단단해졌다. 기존 4번 황재균, 5번 강민호에 주포 최준석까지 전반기 막판 부상에서 복귀했다. 이들의 앞 타순에서 리그 정상급 테이블세터진인 손아섭-김문호를 연결시켜줄 맥스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조 감독은 "최준석에 맥스웰까지 와서 정상 전력을 갖추고 후반기를 시작해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맥스웰만 3번에서 잘해주면 4~6번 중심 타선까지 타순의 흐름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스웰은 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KBO 리그 첫 경기임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받을 만한 플레이를 펼쳤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맥스웰은 KIA 나지완의 잘 맞은 타구를 멋지게 잡아냈다. 좌중간으로 뻗는 타구를 워닝트랙 근처까지 뛰어가 팔을 쭉 뻗어 캐치했다. 경기 전 "수비만큼은 자신이 있다"던 자신감이 허언이 아니었다.

롯데 저스틴 맥스웰이 19일 KIA와 홈 경기에서 상대 에이스 양현종에게 데뷔 첫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부산=롯데)
타석에서도 맥스웰은 준수했다. 일단 맥스웰은 1회 2사 첫 타석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다음 타석에서 데뷔 첫 안타를 뽑아냈다. 0-2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양현종의 4구째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맥스웰은 출루했고, 득점권 기회를 만들어냈다. 0-5로 뒤진 6회 무사 1, 2루에서 맥스웰은 양현종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만루 황금 찬스로 연결했다.

하지만 맥스웰 이후 타자들이 문제였다. 4회 1사 1, 2루에서 4번 황재균과 5번 강민호가 잇따라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날렸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롯데 선발 노경은은 5회 추가 2실점하며 강판했다.

롯데로서는 6회 무사 만루 기회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롯데는 상대 1루수 브렛 필의 실책성 수비로 얻은 손아섭의 내야 안타와 김문호의 땅볼을 흘린 필의 실책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여기에 맥스웰의 볼넷까지 만루로 양현종을 압박했다.

그러나 4번 황재균이 흔들리던 양현종의 초구를 성급하게 건드렸다. 짧은 중견수 뜬공이 되면서 3루 주자가 태그업하지도 못했다. 뒤이어 강민호가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를 가라앉힌 뒤 최준석이 3루 땅볼에 그쳐 단 1점도 내지 못한 채 이닝이 마무리됐다.

사실상 승부가 넘어간 장면이었다. 물론 리그 정상급 투수 양현종이 노련한 투구를 했지만 중심 타선임을 감안하면 크게 아쉬움이 남는 기회였다.

결국 롯데는 기대에 부푼 후반기 첫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1-6 패배를 안았다. 8회 황재균의 뒤늦은 1점 홈런으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이날 9안타에도 1점에 머문 응집력이 문제였다. 39승44패로 KIA(39승44패1무)에 공동 5위를 허용했다.

이날 맥스웰은 멀티출루에 호수비로 나름 만족할 만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이후 타순이 낯을 가린 듯 침묵했다. 맥스웰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함께 잘해야 되는 롯데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