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고척돔, 10년 만에 찾은 '韓 양궁 훈련 메카?'

지난달 2일 남자 양궁 대표팀이 넥센-KIA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에서 실전 훈련을 소화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7일(한국 시각)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빛 과녁을 적중시킨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청주시청)-구본찬(현대제철)-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뭉친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합작했다.

대표팀은 브라질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미국을 6-0(60-57 58-57 59-56)으로 완파했다.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결승 진출 무산과 동메달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털어내며 8년 만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들 삼총사는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8일부터 시작되는 개인전까지 석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엄청난 훈련을 소화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한국 대표팀 발탁이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을 펼쳤다. 박채순 남자 대표팀 감독은 "6차까지 대표 선발전을 치르면서 그야말로 승부사 기질이 있는 선수들만 가려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루에 수백 발 화살을 쏘는 것은 기본이었다. 김우진은 이날 경기 뒤 "하루에 600발을 쏜다고 들었는데 맞는가"라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400~500발은 보통이고 최고 600발까지 쏴봤다"고 답했다.


7일(한국 시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양궁 김우진(왼쪽부터), 구본찬, 이승윤이 환호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이런 경쟁과 훈련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전이었다. 겨울인 브라질의 특성상 일조 시간이 짧아 조명이 켜지고 관중의 함성이 들리는 올림픽 무대와 비슷한 환경에서의 훈련이 절실했다.

결국 대표팀이 찾은 것은 한국 최고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이었다. 양궁 남녀 대표팀은 지난 7월 2일 넥센-KIA의 경기가 열린 고척돔을 찾아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림픽 단체전과 똑같이 경기를 진행했다. 소음과 조명이 있는 가운데 실전을 치른 것.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된 뒤 김우진은 "오늘 경기장의 관중과 중압감, 조명 등이 돔구장 훈련 때와 흡사했다"면서 "그때 기분을 잊지 않고 올림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지금까지 훈련 중에 개인적 생각으로는 최고로 좋았다"면서 "현장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 등에서 적응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형철 대표팀 총 감독은 "사실 야구장 훈련은 10년 정도 전부터 진행했다"면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외 구장은 우천 등으로 인해 관중이 적을 때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돔구장을 택했는데 적중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가장 흡사한 환경을 찾은 것이다. 문 감독은 "사실 특전사, 해군특수전여단(UDT), 북파공작원 등 극기훈련도 해왔지만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면서 "정신력도 중요하지만 경기력에 중점을 둬 야구장 훈련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남자 양궁 대표팀이 이뤄낸 8년 만의 단체전 금메달. 여기에는 한국 최초의 돔구장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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