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큰절 리스펙트' 美 양궁 "韓과 결승? 가장 쉬웠다"

6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미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에게 절을 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미 최초의 올림픽에서 8년 만에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남자 양궁. 상대팀인 미국도 완벽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찬탄을 쏟아낼 만큼 신기에 가까운 활솜씨였다.

김우진(청주시청)-구본찬(현대제철)-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7일(한국 시각) 브라질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미국과 결승에서 6-0(60-57 58-57 59-56) 완승을 거뒀다.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8년 만의 단체전 금메달이다.

특히 결승에서 격돌한 미국은 런던 대회 4강전 상대였다. 당시 미국은 오진혁, 임동현, 김법민이 나선 한국을 224-219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의 멤버는 달랐지만 4년 전 패배를 설욕한 셈이다.

과연 새 대표팀을 상대한 미국 선수단의 느낌은 어땠을까. 리우의 신궁(神弓)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경기 후 미국 선수들은 한국의 신궁 삼총사에게 절을 하며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6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은메달을 차지한 미국 선수들과 포옹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노장 브래디 엘리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세계 기록의 경기력을 펼쳤다"면서 "결승의 3세트는 다시 못 볼 고득점 경기"라고 감탄했다.

특히 결승이 어려웠는지에 대한 질문에 엘리슨은 "사실 오늘 8강부터 경기 중 가장 쉬운 매치였다"면서 "메달은 이미 결정됐고, 어떤 색깔인지만 가릴 경기였다"고 말했다. 사실상 마음을 비웠다는 뜻이다.

엘리슨은 "미국과 한국은 최상의 경기를 했다"면서 "완벽을 기하기는 어렵다"고 결승을 돌아봤다. 이어 "내가 8점을 쐈고, 마지막 발은 아래로 빗나갔는데 그게 변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식 미국 대표팀 감독도 "우리 선수들은 잘했지만 한국은 대단했다"면서 "나는 한국 대표팀이 그렇게 잘 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칭찬했다.

결승전을 펼친 잭 개럿은 "최상의 경기를 해도 이기지 못할 때가 있지만 괜찮다"면서 "은메달을 따도 최선을 다했다면 괜찮은 것이지만 최선을 다하지 못한 은메달은 아쉽다"고 경기 결과를 인정했다.

제이크 카민스키는 4년 전 런던 대회 때와 비교해 "우리가 잘했기 때문에 오늘이 더 낫다"면서 "한국이 저렇게 잘한 경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세트제가 아닌 점수 누적제였다면 한국은 세계 신기록이었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챔피언과 후회없이 싸웠던 위대한 패자, 미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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