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안바울, 日 넘고 조준호의 한도 메쳤다

유도 남자 66kg 이하급의 안바울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유도를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어요. 뭔가 도둑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지금은 연예인처럼 친근한 존재가 된 조준호 여자유도 대표팀 코치는 4년 전 잊지 못할 아픔을 겪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kg 이하급 8강전에서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에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그런데 국제유도연맹 심판위원장이 심판들을 불러모으더니 갑자기 0-3으로 판정이 뒤집혔다. 조준호가 진 것이다.

조준호는 패자부활전과 동메달결정전에서 연승을 거뒀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끊어진 상태에서 금메달 이상으로 값진 동메달을 땄다. 조준호가 동메달결정전을 마치고 승리를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진의 깃발 색깔을 확인한 뒤에야 포효한 장면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황당한 오심의 수혜자 마사시는 런던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리고 4년이 지나 2016 리우올림픽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 패자이자 세계랭킹 1위인 안바울과 맞섰다.

안바울은 세계랭킹 1위지만 마사시에게는 2번 붙어 모두 한판패로 졌다. 일본에 약하다. 최근 8번의 패배 중 7번을 일본 선수에게 당했다. 조준호 코치의 '복수혈전'도 걸렸다. 각오가 남달랐다.


안바울이 해냈다.

안바울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 제2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남자 66kg 이하급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마사시를 유효승으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어느 경기보다 치열한 잡기 싸움이 펼쳐졌다. 두 선수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답게 좀처럼 상대에게 빈틈을 주지 않았다.

마사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고 판단했는지 2분2초를 남기고 안바울이 지도를 받았다. 이후 안바울이 파상공세를 시도했고 28초 전 마사시 역시 지도를 받게됐다.

마사시는 경기 도중 계속 안바울이 위장 공격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제스쳐를 심판에게 보였지만 영향은 없었다.

안바울과 마사시는 '골든 스코어' 제도의 연장전 승부를 펼쳤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안바울이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마사시의 업어치기를 되치기로 받아 유효를 따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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