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금메달 무산보다 슬픈 휴대전화 분실의 사연

영국 출신 멀리뛰기 선수 그렉 러더포드와 그의 아들 마일로의 다정한 모습.(사진=그렉 러더포드 공식 트위터 갈무리)
"극도로 우울하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멀리뛰기 선수 그렉 러더포드는 지난 15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글을 남겼다.

러더포드는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8m3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4년 뒤 리우 대회에서는 8m29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의 제프 헨더슨이 8m38이나 뛰며 금메달을 가져갔고, 루보 마뇽가(남아공)가 불과 1cm 뒤진 은메달로 리우 올림픽을 마쳤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던 러더포드지만 동메달에 그친 아쉬움보다 더한 슬픔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악명 높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소매치기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러더포드가 단순히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것에 슬퍼한 것은 아니다. 바로 생후 22개월의 어린 아들의 모습이 담긴 소중한 휴대전화였다는 점에서 슬픔은 더 컸다.

비록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약혼녀와 사이에 아들을 둔 러더포드의 가족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의 우려로 자신의 정자를 냉동보관하고, 여자친구의 건강을 우려해 리우 원정 응원을 거부하는 등 이번 올림픽에 걱정이 컸다.

결국 그는 도난 사고 직후인 15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휴대전화를 도둑맞은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벨기에의 육상 10종 경기 선수인 토마스 반 더 플라에첸은 “모임에 합류하라”는 내용으로 위로했다. 플라에첸은 고환암을 극복하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노리는 선수다.

리우 올림픽 기간에 선수촌 또는 리우 시내 곳곳에서 분실사고를 당한 선수들은 부지기수다. 일부는 선수촌 숙소 안에 뒀던 물건이 사라지는가 하면 리우 시내에서 총기를 든 괴한에 강도를 당한 메달리스도 여럿 있다.

강도 피해의 대상은 비단 선수만은 아니다. 올림픽 취재를 위해 리우를 찾은 호주 등 각국의 취재진이 강도 피해를 입는가 하면 각국 정부 관계자 등도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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