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중앙대 질주 막아선 '이정현의 농구 클리닉'

이정현. (사진=KBL 제공)
동생 중앙대의 기세가 무서웠다. 프로팀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1쿼터를 12-22로 뒤졌지만, 2쿼터부터 패기로 형들을 따라잡았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가 3쿼터 중반 55-55로 맞섰다.

하지만 이정현(KGC)이 동생들의 질주를 멈춰세웠다.

2쿼터까지 5점만 넣었던 이정현은 3쿼터부터 공격을 시작했다. 붙으면 골밑을 파고, 떨어지면 3점을 던졌다. 3쿼터 득점만 12점. 이정현은 4쿼터에서도 5분 동안 11점을 보탠 뒤 벤치로 물러났다. 스코어는 87-70 KGC의 넉넉한 리드였다.

KGC는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16강에서 중앙대를 상대로 96-80으로 승리했다.

이정현의 원맨쇼였다. 26분48초만 뛰고도 28점, 5어시스트,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사실 이정현은 조금만 뛸 예정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전술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으로 경기를 풀려했다. 동생들을 상대로 '프로 2년 차 듀오' 문성곤과 한희원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둘 모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1쿼터를 10점 차로 앞서고도 2쿼터에 41-41로 동점이 됐다. 게다가 김기윤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빠졌다. 어쩔 수 없이 이정현을 오래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정현은 동생들을 상대로 한 수 가르쳤다.

김승기 감독은 "크게 작전을 쓰기보다 선수 개인 능력으로 플레이하도록 했다. 문성곤, 한희원이 좀 안 좋다"면서 "정현이도 안 뛰게하려 했다. 성곤이나 희원이가 이런 경기를 통해 한 단계 올라갈 기회라 생각했다. 그런데 안 뛸 수가 없었다. 본인도 뛰고 싶어했다. 정현이 득점이 나와서 쉽게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대 입장에서는 유일하게 8강에 올라갈 기회를 놓쳤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팽팽하던 3쿼터부터 박지훈 등 주전들을 뺐다. 이변을 연출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승패보다 경험에 더 초점을 맞췄다. 비록 졌지만, 값진 경험을 얻었다. 박지훈(16점)을 비롯해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양형석 감독은 "형들을 상대로 부담 없이 경기하는 게 목적이었다.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흔히 없는 기회"라면서 "선수들은 잘했다. 초반에 형들 상대로 긴장했는데 이후 잘 털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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