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공연도 아닌 개막식, 그것도 사전 행사인 블루카펫부터 웃음이 '빵빵' 터졌다.
누가 코미디언 아니랄까, 나름 폼 잡고 멋 내도 좋을 자리에서 웃기기 위한 재치 넘치는 퍼포먼스가 쉴 새 없이 펼쳐졌다.
비가 내렸지만, 축제를 만끽하려는 코미디언들과 부산시민에게는 방해되지 않았다.
심형래, 임하룡, 전유성, 이성미 등 코미디계 원로부터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양세형, 유민상, 김준현, 안영미, 유세윤 등 젊은 예능인까지 100여 명이 참석했다.
블루카펫을 통해 등장하는 코미디언의 행동 하나하나에 2800여 부산 시민들은 시종일관 큰 웃음과 환호 그리고 박수로 화답했다.
뒷풀이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코미디언들은 흥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즐겼다.
축하 공연 중 야구 경기장에서나 볼 법한 키스 타임이 차태현과 김종민을 비추자, 둘은 반강제적(?)으로 키스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같은 기획은 송은이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규는 "송은이 씨가 (기획을) 맡은 후로 개막식 수준이 높아졌다"며, 이어 뜬끔없이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사퇴를 촉구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유지태는 김준호와의 인연으로 제1회부터 계속 '부코페' 개막식에 참석 중이다. 그는 참석할 때마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웃음을 안겼다.
국민MC 송해는 개막식 성화봉송 주자로 깜짝 등장했다. 심지어 그는 가요 '백세인생'을 개사해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코미디페스티벌 때문에 못 간다고 전해라"고 불렀다.
제4회 부코페는 규모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약 11개국 30개 공연팀이 참석한다. 앞선 3년간의 행사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 모든 성장에는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공로가 크다. 그는 부코페의 초석을 쌓고 지금까지 헌신한 일등공신이다.
처음에는 이런 행사가 지속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어느새 코미디언이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무대를 만들어 냈다.
오는 9월 3일까지 영화의전당, 소향씨어터,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 롯데 광복점 문화홀, 경성대 예노소극장, 윤형빈 소극장 등 부산 전역에서 다양한 코미디 공연이 펼쳐진다.
국내 공연으로는 자칭 '부산이 낳은 아이돌' 이경규의 '이경규쇼', 전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의 자랑 '옹알스', 이성미.김지선.김효진의 '사이다 토크쇼' 등 콩트부터 넌버벌, 토크 콘서트, 호러 콘서트 등 행사가 준비됐다.
해외 팀으로는 베네수엘라의 미스터리한 DJ가 선보이는 '칼립소나이트', 마임 코미디 '더 베스트 오브 트리그비 워켄쇼', 셀프 디스로 이뤄진 100% 영어 스탠드업 코미디 '베스트 오브 조크네이션'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