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했다, 靑은 모른다? 소녀상 이면합의 의심돼"

<이지호 JP뉴스 기자>
- 日 대부분 언론, 소녀상 발언 보도
- 朴 답변, 아베 발언 인정한 걸로
- 회담 참석자 발언…오보 가능성 없어

<이장희 외대 명예교수>
- 박 대통령 묵인, 이면합의 의심 충분
- 그게 아니라면 진의 알릴 기회 왜 외면?
- 소녀상 철거강행 우려도…법으로 막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지호(JP뉴스 기자), 이장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소녀상 철거 합의를 지켜라” 이렇게 요구했다는 보도 우리는 몰랐는데요. 일본 언론이 보도를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우리 청와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일본 총리가 한 말이기 때문에 간단치가 않습니다. 우선 일본 현지부터 연결을 해 보죠. JP뉴스 이지호 기자입니다. 이 기자 나와 계십니까?

◆ 이지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 7일 정상회담 중에 한 말이라는 건가요?

◆ 이지호> 네, 아베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위안부 소녀상 철거 합의 이행을 요청했다고 주요 일본 언론이 어제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소녀상 문제를 포함한 위안부 합의 내용에 착실한 이행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했고, 이에 박 대통령이 소녀상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로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한국도 소녀상 문제를 포함해 소녀상 문제를 포함해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위해 노력해 달라” 이렇게 아베 총리가 말을 했다.

◆ 이지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우리 청와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요. 우리 언론에도 한 줄 안 나온 상태였는데 일본 언론에서는 나오기 시작했던 거예요, 바로 다음 날부터. 그게 몇 개 언론이나 다뤘습니까?

◆ 이지호> 거의 주요 언론들은 빠짐없이 이 소식을 전했고요. 대부분 대동소이하게 거의 같은 보도를 전했습니다. 6대 일간지부터 해서 민영방송, 공영방송해서 모두 다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 김현정> 당시 박 대통령의 답에 대해서 일본 언론들은 뭐라고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이지호> 일본 언론은 대체로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위안부상 철거 요구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 공영방송 NHK는 아베 총리의 위안부상 철거 요구에 대해 박 대통령도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도’라는 부분에서 박 대통령이 위안부상 철거 요구에 긍정적으로 답했다는 뉘앙스가 보이고요. 또한 후지TV 또한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의 성실한 이행이라는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면서 합의 내용에는 소녀상 철거가 포함돼 있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포함되어 있다. 박 대통령이 소녀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확히 또 반박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아베 총리의 요구, 아베 총리의 말에 긍정한 게 아니냐,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다는 거군요.

◆ 이지호> 네,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 기자님. 회담이 끝난 후에 우리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이 내용이 없었어요. 우리 언론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러면 혹시 일본 언론들이 오보를 썼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이지호> 이 부분 같은 경우는 일부 언론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것이 아니고 각 주요 언론이 거의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거의 대동소이하게 보도를 했거든요. 이 같은 경우는 결국은 각 일본 언론이 일본 당국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서 오보 가능성은 희박하고요. 다만 합의 내용을 알리는 데 소극적인 우리 정부의 태도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는 양국의 국내 정치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언론은 전혀 몰랐는데 일본 언론만 안 거. 그럼 이 발언의 소스는 어디인 거예요? 누가 한 거예요? 당국자입니까?

◆ 이지호> 그렇죠. 일본 언론 같은 경우는 일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서.

◇ 김현정> 그럼 그 당국자는 회담 당시의 말을 들은 거죠?

◆ 이지호> 참석했던 관계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하기우다 관방부장관 같은 경우도 언론에서 이런 관련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이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왕 연결된 김에 궁금한 거 하나만 좀 여쭙죠. 지난 12월 위안부 합의 때 소녀상 철거는 합의 대상이 아니었다라는 게 줄곧 우리 입장이거든요, 우리 정부 입장. 일본 사회는 어떻게 알고 있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 이지호> 일본 국민 상당수가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일본이 지금 위안부 문제 사과하고 10억 엔을 낸 만큼 당연히 소녀상을 철거해야 맞지 않냐, 이것이 많은 일본인들의 생각입니다.

◇ 김현정>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는 일본의 희망은 희망사항이고, 실제로 지난 12월 합의에도 그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국민들이 알고 있어요?

◆ 이지호> 그 전제조건이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10억 엔의 전제조건은 그것이었다라고.

◆ 이지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본 분위기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이지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일본 현지에 있는 JP통신 이지호 기자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전문가 얘기 좀 들어보죠. 한국 외대 이장희 명예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장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베가 말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고 우리 청와대는 확인을 못 해 준다고 하고 있고, 이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교수님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 이장희> 우리 정부가 이 점을 합의해 주지 않았다면 단호하게 그 점을 이 좋은 기회에 만천하에 단호하게 얘기를 했어야 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아베 수상이 소녀상 철거를 포함하여 합의된 거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체에 여기에 대한 묵인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이건 그 많은 소녀상에 대한 이면 합의에 대한 개연성 의혹을 증폭시킨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번에 일본 총리가 그렇게 말을 했을 때 오히려 만천하에 알릴 기회였을 텐데 그렇게 답을 하지 않았고. 설사 일본 언론이 오보를 한 것이라면 그다음에 반박을 하면 됐을 텐데 지금 확인해 주지 않겠다 이런 입장이고. 이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결국은 12월 합의 때 소녀상 이전을 사실상 합의해 줬다고 지금 인정하는 꼴이 아니냐 이런 말씀이세요.

◆ 이장희> 그렇죠.

일본대사관 앞에 위치한 위안부 소녀상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그런데 교수님. 제가 작년 12월 한일 합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거 읽어보겠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 위험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안에 대해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보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라고 했지, 소녀상 치우겠다고 쓰진 않았거든요.

◆ 이장희> ‘적절히’라는 말이 이제 워딩을 어떻게 보느냐인데, 왜 이런 애매모호한 말을 썼을까 보면,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그냥 봉합을, 곤란한 문제를 그냥 봉합을 이렇게 풍기는 것은 상당히 많은 소녀상 철거의 이면 합의에 대한 개연성, 이런 의혹을 상당히 증폭시키는 내용입니다. 아마 이런 애매모호한 상태. 청와대에서 그러면 확인을 명확하게, 아, 우리는 이면 합의가 없다, 이렇게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명을 해야죠. 아주 구체적으로. 특별 기자회견을 해서라도. 그리구요. 사실은 위안부 합의는 합의 자체로도 성립되지 않지만 어쨌든 일본 정부가 지금 합의를 어겼지 않습니까? 그 합의 내용에 보면 이 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에서 일체 대론을 하지 않도록 했는데, 돌아가자마자 일본의 외무상이 기자들에게 “이 합의는 법적인 인정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구요. 또 그다음 해 3월달에 제네바 인권이사회에 갔을 때에도, 93년 고노담화는 강제성 최초로 인정한 사건인데 이것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정치적 협상에 불과하지 아무런 증거가 없다라는 걸 정식으로 제출을 했을 때에도 우리 제네바 인권이사회 의장이었던 우리 외교부 장관이 여기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잖아요. 이런저런 것을 볼 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형식이든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봅니다, 피해자에게도 마찬가지로.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이런 분위기, 합의문을 애매하게 써놓고 또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아베 총리가 요구하는데 또 애매하게 넘어가고 이런 분위기라면, 진짜로 이거 소녀상 철거까지 이게 가게 되는 건 아닌가 싶네요. 어떻게 보세요?

◆ 이장희>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려가 되는 거죠. 그래서 국내에도 보니까 이걸 아주 법으로 철거를 못하는 국내법에.

◇ 김현정> 법이라도 만들어라.

◆ 이장희> 개정안, 개정안을 만들자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사실 여성부 장관도 문화부 장관도 또 위안부재단의 이사장도 다 나서서 “철거하는 일 없다. 정부가 나서서 먼저 철거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은 했거든요. 이 정도로 부족하다고 보세요?

◆ 이장희> 부족하고 말고요. 이 국무회의 전체가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회의에서 이 합의에 대한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들은 정부를 불신합니다. 지금 소녀상 철거 반대 여론이 70% 아닙니까, 지금 현재. 안 된다는 게 70%면 실질적으로 이것은 국민투표를 부치면 그 이상 나오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장관 1명이 불쑥불쑥 한마디 한마디 하는 이런 형식이 아닌 국무회의 전체의 확인 혹은 법으로 뭔가 소녀상 철거를 안 하겠다, 못 하도록 하는 이런 강력한 규정을 만들어야한다 이런 말씀. 교수님,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만약 내년 대선 치른 후에 다음 정권이 들어선다면 작년에 정부가 했던 위안부 합의를 계속 지켜나가야 되는 건지, 국제법 학자로서 이 구속력을 어떻게 보세요?

◆ 이장희> 정부가 합의한 조약도 아니거든요, 사실은. 조약도 아니고 신사협정도 아니고. 둘이 합의를 서로 언론 보도문으로 냈기기 때문에 피해자 당사자의 의견이나 국민 전체의 여론이 그렇다면 철회를 하는 상당한 이유를 붙여서 일본 정부에다가 우리 정부가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아마 다음 정권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거 무효화하려면 할 수도 있다.

◆ 이장희> 그렇죠. 문제는 그 정권이 의지가 있어야죠.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물론 이게 조약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 말씀은 하셨지만 그래도 양국 간의 대통령이 수장이 직접 사인한 합의문인데, 그걸 다음 정권이 뒤집으면 국제 신뢰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요.

◆ 이장희> 지금 사인을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인이 없어요.

◇ 김현정> 사인이 없는 합의이기 때문에.

◆ 이장희> 그렇죠. 그냥 ‘대한민국 대통령을 대신하여’ 또 ‘총리를 대신하여’ 이렇게 해 놨지 사인이 없어요. 그래서 조약도 아니고 신사협정도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국가 신인도의 타격을 받을 만한 게 아니다.

◆ 이장희> 그렇죠. 민변이 헌재에다가 소를 올렸잖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이장희> 그건 작년 우리가 2011년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어긋납니다, 이 합의는. 2011년 헌법재판소 판결은 명명백백하게 바로 이 전쟁범죄 행위의 문제에 대해 결정을 이미 했습니다.

◇ 김현정> 10억 엔을 받은 게 또 있거든요. 이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요?

◆ 이장희> 10억 엔이 아니라 100억 엔을 받아도 그건 돌려주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돌려주면 되는 거다. 국가 신인도가 이것 때문에 문제되는 일은 없을 거다, 국제외교사회에서.

◆ 이장희> 다소 오해는 받겠죠. 할 수 없겠죠.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어떤 시민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족의 장래를 생각해서는 아픔을 참더라도 잘못된 건 고쳐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장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장희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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