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카타르와 홈 경기에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를 기록했다.
침대 축구를 걱정했지만, 오히려 카타르의 압박에 밀렸다.
전반 11분 만에 기성용이 선제골을 넣고도 카타르에 연속 골을 헌납했다. 홍철(수원), 홍정호(장쑤 쑤닝),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R&F)로 이어진 포백 라인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전반 16분 홍정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선제골을 넣은 지 5분 만에 동점이 됐다. 이 때 경고를 받은 홍정호는 3-2로 역전한 후반 21분 다시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을 당해 또 위기를 만들었다.
전반 45분에도 우왕좌왕했다. 수비수 4명이 카타르 공격수 3명을 막지 못했다. 먼저 홍정호가 소리아 저지에 실패했다. 슈팅은 태클로 막았지만, 이후 소리아를 그대로 뒀다. 하산 하이도스가 다시 가운데로 공을 넣었고, 소리아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공의 방향을 바꿔 골문을 열었다.
단순히 중앙 수비수들의 잘못 만은 아니다.
홍철과 장현수도 수비에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홍철은 공격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에서는 하이도스를 전혀 막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전문 풀백 자원을 뽑고도 선발로 내세운 멀티 플레이어 장현수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를 지켜본 박경훈 전 제주 감독은 "상대 측면 공격수들이 우리 측면을 파고드는 게 아니라 가운데로 파고 들어온다"면서 "거기에 맞춰 측면 수비도 가운데로 와줘야 하는데 그 작업이 안 돼 가운데 수비가 수적 열세에 놓여 실점을 허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틸리케호의 강점은 수비였다. 2015년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4골만 내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소속 209개국 가운데 최소 실점이었다. 아시아 2차예선 역시 8경기 무실점으로 통과했다.
그랬던 수비가 최종예선에서 흔들리고 있다.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르는 동안 한국의 포백라인은 늘 변했다. 물론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의 부상도 있었고, 전문 풀백 자원이 부족한 탓도 있었다.
카타르를 상대로 2골이나 내준 것은 수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은 진검 승부다. 모든 상대를 우습게 봐서는 안 되고, 쉬운 경기는 없다"고 말했지만, 9회 연속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서는 수비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