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꾼 워즈니악, 아이폰7 헤드폰 단자 없애면 화낸다더니

"에어팟, 무선 헤드폰 시장 자극제 역할"

Steve Wozniak Twitter
애플 공동창업자이자 애플의 고문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아이폰7의 헤드폰 잭을 제거하고 라이트닝 포트로 이동시킨 것에 대해 옳은 결정이었다는 뉘앙스의 입장을 내놨다.

워즈니악은 아이폰7 출시 전인 지난 8월 호주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아이폰7에서) 3.5㎜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다면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나는 현재 귀에 딱 맞는 맞춤형 이어폰을 사용 중인데 만일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다면 어댑터를 연결해 지금 사용하는 이어폰을 계속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않으며 무선을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밝혀 애플의 헤드폰 잭 제거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헤드폰 잭이 제거된 아이폰7 출시 한 달 만에 입장을 선회하면서 그의 의중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즈니악은 미국 IT매체 테크레이더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동글을) 사용한 적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글을) 사용했다"면서 "(3.5㎜ 헤드폰 잭을) 사용하길 원한다면 작은 동글 어댑터를 구입하면 된다"고 말해 기존 비판 입장을 선회했다.

워즈니악이 아이폰7을 사용하면서 동글 어댑터로 3.5㎜ 잭을 연결하지 않고 무선 에어팟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처럼 이해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답하지는 않았다.

최근 아이폰7의 무선 에어팟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의 3.5㎜ 커넥터 제거는 오디오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회사들의 경영진은 전력 효율성, 오디오 품질, 소음 제거 기술 문제를 언급하며 에어팟이 유선 헤드폰을 따라 잡을 수 없는 이유를 들었다.

다음달 아이폰 전용 라이트닝 호환 이어폰을 출시할 예정인 덴마크 오디오 전문회사 리브라톤(Libratone)의 마이크 컬버 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에어팟의 무선 기능은 주기적인 충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듀니아 라로사 소니전자 이사 겸 모바일 오디오 대표는 "에어팟은 고해상도 오디오(HRA) 품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선 기술의 미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무선 기술은 고해상도 오디오를 구현하기 위한 코드를 적용하는 노력을 충분히 진행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지난 몇년간 오디오 시장이 무선 또는 블루투스 기기로 이동하는 모습을 봤지만, 오디오 시장의 대부분은 여전히 유선 솔루션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Apple AirPod
에어팟의 부족한 노이즈 캔슬링 기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독일 오디오 전문회사 젠하이저의 안드레아스 젠하이저 공동대표는 "잡음을 제거하는 기술은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하지만 널리 적용되도록 만든 획일적인(one-size-fits-all) 솔루션 기기(에어팟)는 그렇지 못하다"고 잘라 말했다.

젠하이저, 보스, 소니, 애플이 보유한 비츠 등의 글로벌 오디오 전문회사들은 비행기 안에서나 자동차의 소음, 도시에서의 다양한 소음으로부터 완벽한 차단을 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업계 임원들은 그러나 에어팟과 같은 무선 이어버드에서는 이런 노이즈 캔슬링 구현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무선 이어폰에서 노이즈 캔슬링이나 고해상도 오디오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용 배터리 팩이 추가로 필요할 정도라면서 소형 무선 이어폰에 배터리 팩을 탑재할 수도 없는데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어팟이 혁신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글로벌 기술 자문회사인 무어 인사이트&스트레티지의 패트리 무어헤드 회장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 간단한 무선 설정과 기능은 고해상도 음질보다 더 중요한 혁신"이라며 "이 완벽한 기술은 일찍이 없었다. 에어팟이 대부분의 블루투스 헤드셋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W1 무선 칩으로 블루투스 연결 없이 무선 이어폰을 다이렉트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팟을 최초로 내놨다.

주요 오디오 업체들은 무선 이어폰이 유선 이어폰을 앞지를 수 없다고 보고 있지만, 이미 유선과 무선 이어폰을 모두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휴대성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잡음 제거와 무선 기능을 절충할 수 있는 오버이어(over-ear)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오버이어는 헤드폰처럼 귀를 완전히 덮는 방식으로 바디 부피가 다소 크지만 외부소음 차단에 탁월한 제품이다.

보스와 애플이 보유한 비츠, 젠하이저, 소니 등은 300~400달러 대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적용된 무선 오버이어 프리미엄 헤드폰을 내놓고 있어 시장에서는 애플의 무선 에어팟 출시가 새로운 무선 이어폰 시장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pple Car rumor
한편, 워즈니악은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모델을 모두 소유하고 있고, 아이폰5C를 비롯해 다른 아이폰 모델도 소유하고 있다면서 "나는 다른 것들을 배우고 비교하는 사업자답게 여러 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워치의 패션 지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던 그는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나는 내 애플워치를 더 좋아하게 됐다. 그저 시간을 보고 애플워치를 사용할때 다른 것이 필요 없다"면서 "내 삶 속에서 충분히 즐기고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내가 착용했는지조차 잊을 때가 있다"며 애플워치의 성능과 가벼운 무게를 칭찬했다.

여전히 애플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워즈니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애플의 자동차 사업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애플이 하면 좋을 아이디어들이 내 머릿 속에 있고, 보통 1년이나 2년 후의 것을 계획하지만, 나는 독립적으로 3년 후의 것을 계획한다"면서 "애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지만 분명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거대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워즈니악은 자신의 발언이 업계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말을 아꼈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이 "애플이 자동차을 설계하거나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 등이 될 수 있다"고 짧게 언급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이 영구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아이폰을 사기 위해) 긴 줄의 맨 앞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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