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와 우승을 지휘한 '최고의 포수' 양의지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자료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얘기를 안 해도 서로가 뭘 원하는지 안다. 서로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있다" - 니퍼트

"양의지가 충분히 분석했고 믿고 가기 때문에 투구 패턴을 바꿔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 장원준

"양의지는 상황마다 본능적으로 반응해 구종을 정한다. 양의지 본능이 시키는대로 던진다" - 보우덴

"이제 최고의 포수가 됐다" - 두산 김태형 감독

두산 베어스는 '판타스틱4'로 불리는 니퍼트와 장원준, 보우덴 그리고 유희관 등 선발 4인방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발판삼아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을 거뒀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그런데 우승의 일등공신 '판타스틱4'를 움직이게 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양의지는 경험이 많고 머리 회전도 빠르다"며 "이제는 최고의 포수가 됐다"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양의지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

두산은 2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1로 승리, 파죽의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4경기 총 38이닝동안 '나테이박'으로 대표되는 NC의 막강한 타선을 단 2득점으로 묶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압도적인 퍼포먼스 뒤에는 포수 양의지가 있었다.

니퍼트는 1차전 1회에 직구만 던졌다. 강력한 구위에 NC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니퍼트는 구위에 자신이 있었고 양의지는 그 점을 놓치지 않았다. 니퍼트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NC 타선을 봉쇄했다.

양의지는 2차전에서 장원준의 투구 패턴을 바꿨다. 양의지는 "원래는 변화구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는데 이번에는 오른손타자에게 슬라이더를, 왼손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많이 썼고 그게 통했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양의지를 100% 믿었고 결과는 8⅔이닝 1실점.

3차전에서 무려 136개의 공을 뿌리며 NC 타선에 압박감을 심어준 보우덴. 양의지는 보우덴의 '하이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해 NC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보우덴은 무려 11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1-3선발의 호투로 부담이 많았을 유희관은 4차전에서 양의지의 안정된 리드를 바탕으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좌우 코너워크가 좋았고 느린 커브를 적절히 섞어 타자가 느끼는 구속의 차이를 극대화시켰다.

김태형 감독은 "리드라는 것은 투수도 잘 던져야 하는 부분이다. 포수가 원하는 공이 제대로 와야 다음 공, 다다음 공이 바로 계산된다. 투수가 좋아야 포수가 성장한다. 좋은 투수는 좋은 포수를 만들고 좋은 포수는 또 어린 투수들을 이끌어준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성장은 올해뿐만 아니라 두산의 미래를 밝게 할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양의지에 대해 "능구렁이다. 정답이 없는 리드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그래서 타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노림수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수 출신 양팀 감독의 인정을 받은 양의지다.

양의지의 활약은 공격에서도 빛났다. 2차전에서 3안타 2타점을 쓸어담았고 4차전에서는 2회 선제 솔로홈런, 6회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리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438(16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야구에서 포수를 기분좋게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양의지는 투타에서 펄펄 날았고 그럴수록 두산은 공수에서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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