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스마트 펜, 터치하지 말고 종이에 쓰세요

미모토 테크의 '블루투스 스마트 펜 2.0'

'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스마트 펜(Smart Pen)은 노트북이나 태블릿PC의 터치스크린의 활용도에 화룔점정을 불어넣는 모바일 악세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갈수록 커지는 디스플레이를 펜으로 조작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마트 펜은 터치스크린의 접점부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대체로 뭉툭하게 생겼습니다. 손가락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기능을 펜모양으로 옮겨 놓은 '터치 펜'에 불과했습니다. 세밀한 디자인을 위해서는 펜촉처럼 가늘고 다양한 효과를 위한 기능이 필요했는데요, 이를 위해 '스타일러스(stylus)'가 탄생합니다.

예리한 선, 손가락으로 표현할 수 없는 세밀한 표현과 궤적, 일반 펜과 다름없는 필기감이 적용된 스타일러스는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자이너에게 매우 중요한 필수제품으로 각광을 받게 됩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S펜'이 등장하면서 스타일러스 기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많은 애니메이터나 웹툰 작가, 디자이너에게 선택받는 와콤의 제품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가는 펜촉과 최대 2000단계 이상의 세밀한 필압 단계는 최고의 기술로 꼽힙니다. 다만 이러한 스타일러스는 터치스크린이나 터치패드라는 부가 입력장치가 필요하고, 넓은 터치스크린에 손이 닿으면 스타일러스와 손 터치가 겹치는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이러한 오류 터치를 방지하기 위한 '팜리젝션'이라는 기술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네오 스마트 펜 N2. 성능은 뛰어나지만 전용 노트나 전용 코드가 인쇄된 종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새로운 스타일러스 펜들은 더이상 터치패드나 터치스크린에 머무르기를 거부합니다. 실제 종이에 그리거나 필기하는 내용을 그대로 인식하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롤롤'과 '네오 스마트 펜'이 대표적인데요, 롤롤은 초음파를 통해 종이에 간단한 그림을 그리거나 필기한 내용을 인식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그대로 옮겨줍니다. 애플전용 30핀 구형단자가 필요하고 현재는 단종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네오 스마트 펜'은 같은 방식이지만 전용 노트나 전용 코드를 인쇄한 종이에서만 인식이 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터치용 심인 D1을 지원한다고 하는군요.


스타일러스가 기존 펜이나 필기감을 재현한다고 해도 진짜 펜으로 종이에 쓰는 것만큼 자연스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신기방기]에서는 새로운 스마트 스타일러스 펜 하나를 소개해드립니다.

미모토 테크는 2014년 첫번째 블루투스 스마트 펜 성공을 기반으로 2세대 스마트 펜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금 3만달러를 모금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스마트 펜 2.0'를 내놨습니다.

스마트 펜 2.0을 사용하면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에 디지털로 종이 도면, 스케치, 메모를 즉시 캡처해 전송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연결 가능한 모든 데스크톱과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과 호환이 됩니다.

네오 스마트 펜과 다른 점은 미모토의 스마트 펜 2.0은 실제 만년필처럼 생겼다는 겁니다. 전용 노트나 전용 코드도 필요 없습니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우를 지원해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품은 ▲스마트 펜 2.0, ▲리시버(수신기), ▲USB케이블, ▲리필 잉크 ▲리필 심 ▲매뉴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능은 ▲ 종이나 노트에 자유롭게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디지털화 ▲최대 100페이지의 노트 자동 저장 ▲범용 블루투스 솔루션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또는 데스크톱과 동기화 ▲메모나 그림 등을 소셜 미디어에 쉽게 공유 ▲전용 무료 앱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음성메모 지원 등입니다.

스마트 펜 2.0은 쉽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에서 전용 앱을 실행한 뒤 필기면 상단에 수신기를 놓아둡니다. 초음파를 통해 내용이 인식이 되면서 쓰기 시작하는 동시에 모바일 기기로 디지털화 되어 바로 실시간 전송됩니다.

스마트 펜 2.0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2시간이지만 완충 이후 60시간 동안 작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수신기는 완충 후 10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합니다. 디자인이나 쓰임새 성능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네오 스마트 펜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성비입니다. 디자인도 중요합니다. 스마트 펜 전문업체답게 디자인은 네오 스마트펜 N2 모델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펜 꼭지를 열면 전통적인 만년필처럼 디자인돼 이 제품이 실제 필기나 만년필로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되는 스마트 펜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성능과 미려한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iF 2015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을 정도니 더 말할 나위 없습니다만, 가격이 다소 비쌉니다. 아마존에서 전용 펜만 145달러 안팎에 판매가 되고 국내에서는 17만원 안팎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전용 노트까지 산다면 가격은 200달러 가까이 올라갑니다.

미모토의 스마트 펜 2.0은 시중에 수성펜과 디자인이 비슷해서 화려하고 미래적인 느낌은 다소 적습니다만, 성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특히 가격이 저렴합니다. 바로 가성비지요. 슈퍼 얼리어답터는 75달러(약 8만9천원)에 이 제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직 마감시간까지는 한달 넘게 여유가 있지만 구매 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출시 일주일 정도만에 주문금액이 2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디자이너 등 전문가를 위한 대부분의 스타일러스 펜 패키지가 최소 수십만원을 넘다보니 다소 일반 사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내가 쓴 글이나 그림, 표를 보다 쉽게 디지털화해 가공할 수 있는 스마트 펜도 여럿 나와 있습니다. 다만 10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매력일 것 같습니다. 2017년 2월 부터 배송을 시작하고 캠페인이 끝난 뒤 시중에서는 135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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