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역시 대부분의 팀들이 홈에서 승률이 좋았다. 10개 팀 중 홈 승률 5할 미만은 최하위 케이티(28승44패), 9위 삼성(34승38패), 6위 SK(35승37패)뿐이었다.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조차 원정보다는 홈 승률이 조금이라도 나았다. 그만큼 약팀이라도 자기 안방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된다는 것일 테다. 선수들은 "홈에서 경기를 하면 아무래도 편하다"면서 "집밥을 먹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대로 따지면 원정에서도 승률이 높은 팀이야말로 진정한 강팀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안방과 남의 집 구분 없이 강력한 힘을 내야 비로소 순위표 위에 오를 수 있다.
▲두산-NC "홈보다 원정이 더 좋아"
그런 점에서 두산은 올해 챔피언다웠다. 잠실 홈 성적(46승1무25패)과 원정(47승25패)이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원정에서 1승을 더 챙겼다. 정규리그 1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2위 NC도 원정 성적이 더 좋았다. 마산에서 39승2무31패를 거둔 NC는 원정에서 44승1무27패로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이 두 팀이 한국시리즈(KS)에서 맞붙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NC는 지난해도 원정 성적이 공교롭게도 올해와 똑같았고 정규리그 2위의 성적도 같았다. 올해 창단 첫 KS 진출을 결정지은 것도 잠실 원정에서였다.
잠실에서 40승2무30패를 거둔 LG도 넓은 구장에 적응된 듯 다른 구장으로 가면 31승41패로 허덕였다. KIA도 광주에서는 38승34패였지만 나가면 -7승(32승1무39패)이었다. 이 두 팀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대형 FA(자유계약선수)들을 영입하며 내년 대권 도전을 선언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원정 승률을 높이는 게 필수다.
▲하위팀, 원정 잡아야 가을야구 한다
한화가 야신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에도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소외된 것도 원정 약세 때문이다. 올해 36승2무24패로 대전을 떠들썩하게 한 한화는 다른 전국의 한화 팬들에게는 11번(30승1무41패)이나 침묵하게 만들었다.
롯데는 무려 원정 승패 마진이 20경기(26승46패)나 된다. 이는 최하위 케이티(25승2무45패)와 같은 수치다. 지난해 원정에서 +12승이었던 삼성은 올해 -9승으로 21경기나 차이가 났다.
앞서 언급한 대로 원정팀이 홈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홈팀이 구장에 익숙한 데다 열광적인 응원까지 업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 전력이 약한 팀들은 전략적으로 힘을 아껴 홈에서 쏟아부어야 하는 까닭도 있다.
그러나 이런 원정의 난관을 이겨내야 비로소 가을에 야구할 수 있다는 것은 올해도 수치로 드러났다. 원정 강자가 진짜 강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