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고맙다" 정(情)이 넘치는 오리온과 제스퍼 존슨

고양 오리온 제스퍼 존슨 (사진 제공=KBL)
"항상 어려울 때 나타나 좋은 역할을 해주고 가네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외국인선수 제스퍼 존슨과 두번째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 시즌 오리온에서 애런 헤인즈의 대체 선수 자격으로 18경기에 뛰었던 존슨은 올해도 헤인즈가 다치자 오리온의 호출을 받고 와 8경기를 소화했다.

4일 오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는 제스퍼 존슨의 고별전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아직 헤인즈가 뛸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존슨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헤인즈가 추가 부상 진단을 받으면 최소 2주 진단을 받을 것이고 그 기간만큼 뛸 수 없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늦어도 열흘 뒤에는 헤인즈가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완전 영입이 아닌 대체 영입 요청을 흔쾌히 받아준 존슨에게 고마운 감정을 느낀다.

"정말 너무너무 고맙다"는 오리온 구단 관계자의 말에 존슨은 "괜찮다. 내가 고맙다"면서 오히려 미안해하지 말라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리온 구단 관계자는 "이번에 존슨에게 대체선수로 올 수 있겠냐고 묻자 존슨이 대체 출전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더라. 그래서 2주 정도밖에 안된다고 답했는데 그래도 오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는데 정말 우리에게는 너무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소속팀이 없는 외국인선수에게 일자리만큼 중요한 것도 없지만 잠깐 와서 뛰었다가 가야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법도 하다. 그러나 존슨에게 오리온은 각별한 구단이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18경기를 뛰고 간 존슨에게도 우승반지를 선물했고 존슨은 감동을 받았다.

존슨은 KGC인삼공사전에서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26분동안 출전해 18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오리온의 85-69 승리를 이끌었다.

추일승 감독은 "항상 어려울 때 나타나 좋은 역할을 해주고 간다"며 "경기가 끝나고 나도 선수들도 고마움을 전했다. 제스퍼도 정이 많이 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존슨은 "내 생각에 오리온은 가장 강한 팀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헤인즈가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다시 한번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시즌 우승반지를 받았는데 내 활약 때문에 받은 것은 아니다. 오리온 구단이 내게 보여준 친절함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존슨은 "올시즌 팀이 우승하더라도 반지에 대한 기대는 안한다"며 웃었다.

우승만 한다면 우승반지 선물이 어려울까. 오리온과 존슨의 관계에는 '정(情)'이 흘러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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