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는 엄청난 신체 조건으로 고교 무대를 평정하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6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맹활약했다. 비록 본선행을 이끌지 못했지만 5경기 평균 29분3초를 뛰며 10.8리바운드와 7점, 리바운드 공동 1위에 올랐다. 외국 선수들과 골밑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박지수 효과'는 크지 않다. 이날 전까지 박지수는 6경기 평균 26분여를 뛰며 8점 8.5리바운드 2.2블록슛 2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팀은 1승5패로 부진했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아직 박지수에게 공급되는 패스가 살짝 늦은 점이 있다"면서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고 인정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시즌 뒤 베테랑 변연하가 은퇴한 데다 시즌 중 주전 가드 홍아란이 부상에 이어 전날 잠시 코트를 떠나기로 결정한 상황. 가드진이 다소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프로 무대에 적응하려면 체력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안 감독은 "골밑 몸싸움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면서 "여기에 이동과 수비 전술까지 박지수가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을 하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박지수는 존재감이 있었다.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12점 13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맹활약한 박지수는 2016년 마지막 경기인 구리 KDB생명전에서도 9점 7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일 하나은행전에서는 2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20분48초를 뛰며 얻은 기록으로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날 우리은행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지수는 3쿼터까지 무득점에 머물렀다. 제때 패스가 오지 않았고, 본인도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성급하게 날린 슛 3개가 모두 림을 외면했다.
3쿼터까지 5리바운드와 2블록슛으로 골밑 파워는 여전했지만 공격 옵션으로는 부족했다. 특히 패스 미스를 범하는가 하면 상대 마크맨 양지희를 놓쳐 노마크 득점 기회를 내주는 등 팀 전술에 아직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승부가 기운 4쿼터에야 자유투 등으로 4점(6리바운드)을 넣는 데 그쳤다.
결국 국민은행은 51-71로 져 4연패에 빠졌다. 6승14패, 승률 3할로 최하위를 면하지 못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6연승으로 19승 1패, 고공 선두 행진을 달렸다. 양지희가 10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로 박지수를 압도했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슈퍼루키 박지수의 혹독한 성장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