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커스 농구' 가능케 한 '임동섭의 3점포'

'슈터 부활' 삼성 임동섭이 10일 SK와 홈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잠실=KBL)
'2016-2017 KCC 프로농구' 삼성-SK의 시즌 4번째 서울 라이벌 대결이 열린 10일 잠실실내체육관. 경기 전 두 팀 사령탑이 짚은 승부처는 같았다. 바로 삼성의 외곽포였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우리 안쪽이 강하기 때문에 SK에서 골밑 수비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빅맨들에게 외곽 찬스를 봐주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곽포를 쏴줘야 골밑 공간도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경은 SK 감독도 "삼성 골밑이 강해 도움 수비 등 대책을 준비했다"면서 "외곽포는 어쩔 수 없이 맞더라도 확률 싸움에서 지지 말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SK의 전략이 빗나갔다. 삼성의 확률높은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슈터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슈터 임동섭이 삼성의 외곽을 책임졌다. 이날 삼성의 '서커스 농구'까지 가능하게 만든 활약이었다.

1쿼터는 센터 김준일이 폭발했다. 김준일은 3점슛 2개를 모두 꽂는 등 12점을 집중시켰다. 특히 종료 직전 임동섭의 슛이 에어볼이 되자 리바운드를 잡아 곧바로 골밑슛을 넣은 쿼터 버저비터가 인상적이었다.

2쿼터에도 삼성은 3점슛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31-37로 뒤진 5분께 임동섭이 3점포를 꽂으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외곽포가 들어가자 뻑뻑했던 골밑 공간이 생겼다. 임동섭은 12초 뒤 골밑슛으로 1점차를 만들었다.

이후 삼성의 서커스와 같은 화려한 농구가 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전반 종료 4분29초 전 주희정-마이클 크레익-리카르도 라틀리프로 이어지는 환상의 속공이 펼쳐졌다. 주희정의 롱패스를 받은 크레익이 곧바로 공을 띄웠고, 라틀리프가 강력한 한 손 덩크로 앨리웁 플레이를 완성했다.


삼성 라틀리프가 10일 SK와 홈 경기에서 호쾌한 덩크를 터드리고 있다.(잠실=KBL)
라틀리프는 이후 팀 동료의 슛이 실패하자 화끈한 팔로우업 덩크를 꽂으며 골밑을 장악했다. 크레익은 또 다시 절묘한 패스로 하이라이트 필름을 완성했다. 종료 직전 하프라인 부근에서 바운드 패스를 뿌렸고, 김태술이 묘기처럼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열기를 후끈 달궜다.

SK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쿼터 SK는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몰아친 변기훈과 10점을 집중시킨 테리코 화이트를 앞세워 77-7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은 임동섭이 3점슛 2개 포함, 11점을 넣으며 버텼다.

그러나 삼성의 뒷심이 더 강했다. 4쿼터 삼성은 라틀리프와 임동섭의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임동섭의 외곽포가 분위기를 완전히 삼성 쪽으로 가져왔다. 경기 종료 7분47초 전 임동섭은 통렬한 3점포를 터뜨리며 83-77로 점수를 벌렸다.

그러자 삼성의 화려한 속공이 이어졌다. 종료 7분18초 전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김준일이 하프라인 부근의 주희정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주희정은 곧바로 탭 패스로 골밑의 라틀리프에게 공을 뿌렸다. 라틀리프는 시원한 덩크로 마무리했다. 6분54초 전에는 주희정이 3점포를 꽂아 88-77로 앞서가 승기를 가져왔다.

결국 삼성은 SK의 막판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94-90으로 이겨 4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21승7패로 1위를 굳게 지켰다. 이날 부산 kt를 77-70으로 누른 2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승차 1경기를 유지했다. 임동섭은 이날 3점슛 6개 포함, 개인 최다 25점을 쏟아부었다. 라틀리프도 양 팀 최다 32점 1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반면 SK는 최근 3연패, 삼성전 4연패로 19패째(9승)를 안았다. 화이트가 22점, 변기훈과 김선형이 40점을 합작했지만 막판 화이트의 3점포가 빗나가면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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