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3루 경쟁 구도와 황재균의 과제는?

황재균 (사진=노컷뉴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F)의 2016시즌 3루수 포지션의 타격 생산력은 리그 평균 이하였다. 3루수로 출전한 선수들의 시즌 총 OPS(출루율+장타율)는 0.713으로 리그 27위였고 타율은 0.266으로 리그 18위였다. 샌프란시스코 3루수의 총 홈런은 12개에 그쳤다. 리그 28위.

샌프란시스코는 3루 보강을 위해 미네소타 트윈스의 올스타 내야수 에두아르도 누네즈를 영입했다. 올해 만 서른살이 되는 누네즈는 지난해 총 141경기에서 타율 0.288, 16홈런, 67타점, 40도루를 올리며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뒤에는 50경기에서 타율 0.269, 4홈런, 13도루를 기록해 기대치에는 다소 못미쳤다는 평가다.

누네즈는 샌프란시스코의 3루수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수다. 2016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면, 지난해 후반기를 통해 내셔널리그 적응을 마친 것이라면? 샌프란시스코가 바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누네즈는 최근 연봉 420만달러에 2017시즌 1년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또 다른 3루수 코너 길라스피가 있다. 누네즈가 유격수와 2루수도 맡을 수 있는 선수라면 길라스피는 메이저리그 통산 387경기 중 365경기에서 3루를 맡았던 선수다. 누네즈는 우타자, 길라스피는 좌타자다.


백업 3루수였던 길라스피는 지난해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름을 날렸다. 0-0으로 팽팽하던 9회초 1사 1,2루에서 시즌 51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제우리스 파밀리아를 상대로 깜짝 결승 3점홈런을 때렸다.

길라스피는 시카고 컵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4할대 맹타를 휘둘렀다. 3차전 막판에는 강속구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에게 역전 2타점 3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길라스피는 최근 구단과 1년 14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같은 샌프란시스코의 3루수 경쟁 구도에 이제 황재균이 뛰어든다.

비시즌 뚜렷한 보강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홈페이지는 "올해 총 연봉이 사치세 부과의 기준이 되는 1억9500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루이스 발부에나, 트레버 플루프 등 FA를 잡을 처지는 아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누네즈가 3루를 맡고 길라스피가 백업 3루수를 맡는 구도다.

누네즈가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것은 확실하나 가장 유력한 주전 3루수 후보인 것도 틀림없다. 누네즈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최근 수비력도 조금씩 발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황재균은 현실적으로 백업 내야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내야 유틸리티 역할을 잘해왔던 에이르 아드리안자가 최근 구단으로부터 지명할당 대기 조치를 받아 로스터 진입 문턱이 조금은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황재균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25인 로스터에 진입하면 연봉 150만달러를 보장받는다.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31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구단에게 매우 유리한 계약 조건이다. 스플릿 계약이지만 사실상 마이너리그 계약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지난해 이같은 불리함을 이겨냈다. 애덤 린드가 주전 1루수를 굳힌 가운데 백업 1루수 경쟁에서 헤수스 몬테로, 스테판 로메로 등을 제치고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황재균은 스프링캠프부터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당장 누네즈의 자리를 위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샌프란시스코가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파워와 타격의 정확도 특히 낮은 삼진 비율을 적극적으로 어필해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황재균은 지난 25일 미국으로 떠나며 "구단이 홈런 개수는 유지하면서 삼진 비율을 낮춘 것을 높게 봤다더라. 앞으로 더 발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 말해줬다"고 말했다.

누네즈가 지키고 길라스피가 뒷받침하는 샌프란시스코 3루는 불확실성이 높다. 자기 가치만 인정받으면 언제든지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특히 황재균이 갖춘 능력은 주전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이 떠난 뒤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그리워했던 부분이다. 2년 전 맷 더피가 처음으로 창가한 스프링캠프에서 대활약을 펼쳐 결국 주전으로 도약한 것처럼 스프링캠프는 황재균이 절대 놓쳐서는 안될 기회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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