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무서워? 韓 WBC 대표팀에는 오승환 있다

오승환이 2006년 제1회 WBC 대회에서 역투하는 장면 (자료사진=노컷뉴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오승환의 공을 지켜본 당시 시카고 컵스 소속의 포수 마이클 배럿은 "마치 시속 110마일(약 170km/h)을 던지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승환은 140km 중반의 공을 뿌렸지만 그만큼 공끝의 위력이 대단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등판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 마지막 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낸 오승환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처음이자 마지막 WBC 결승 진출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제4회 WBC 첫 경기가 오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다. 오승환도 이 대회에 참가한다. 메이저리그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스프링캠프를 떠나 27일 귀국한 오승환은 28일부터 대표팀 훈련을 함께 한다.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인해 KBO 복귀시 징계를 받아야 하는 오승환의 대표팀 발탁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논란 끝에 오승환을 안고 가기로 했다. 그만큼 지난 세차례 대회에 모두 출전해 WBC를 누구보다 잘 알고 또 국제 무대에서 기량이 검증된 오승환을 굳게 믿고있는 것이다.

다수의 전현직 메이저리거가 고척돔 무대를 누빈다. 네덜란드에는 잰더 보가츠(보스턴),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현역 메이저리거가 즐비하다. 서울 라운드의 다크호스 이스라엘에도 이케 데이비스, 제이슨 마퀴스 등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맞붙어야 하는 메이저리거들의 명성은 한국 대표팀에게 부담이지만 상대팀에게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바로 오승환이다.

한국 대표팀 내 유일한 메이저리거 오승환은 지난해 중반부터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를 맡아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활약했다. KBO 리그, 일본프로야구 그리고 국제대회에서 통했던 '돌직구'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위력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사진=노컷뉴스)


오승환은 최근 MLB닷컴이 선정한 2017시즌 마무리 투수 랭킹에서 잭 브리튼(볼티모어 오리올스) 등과 함께 '티어 2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켄리 젠슨(LA 다저스)와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의 다음 등급에 포함될 정도로 오승환은 빅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오승환은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 한차례 실전 등판을 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1이닝동안 홈런 2개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대표팀은 대회 개막 전까지 3번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28일 호주와 맞붙고 3월2일에는 상무와, 3월 4일에는 경찰야구단을 상대한다. 오승환은 빠르면 2일, 늦어도 4일에는 고척돔에서 한차례 실전 등판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회 전 실전 등판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남은 기간 얼마나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소집 당시 오승환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서 합류했다. 오승환이 들어오면 투수를 운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식호가 오승환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논란을 뒤로 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오승환의 마음가짐도 남다를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투구수 제한 변수가 있는 WBC에서만큼은 마운드 운용의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오승환을 어떻게 활용할지, 오승환이 얼마나 해줄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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