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지폰에 뒤통수" 업데이트 중단, G6 발목잡나

LG 스마트폰 사용자들 성토글 쏟아져…"약정도 아직 안 끝났는데"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G6를 내놓은 LG전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출시가 2년이 채 안된 G4와 V10 모델의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중단하기로 하면서 사용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LG 스마트폰을 사지 않겠다며 불매운동 분위기 마저 감지되고 있다.

지난 달 22일 'LG 모바일 사용자 카페'에는 LG전자 고객센터에 한 V10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7.0 누가 업데이트가 언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문의하자 "연구소를 통해 재차 확인받은 답변은 G4 빛 V10 모델 N-OS(누가 운영체제)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제품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적 스펙에 따라서, 최적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다 안정화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해당 두 모델은 N-OS 업그레이드에 따른 안정화에 어려움이 있어 N-OS 지원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는 답변의 채팅 화면 캡처 이미지가 올라왔다.

G4 및 V10 사용자들은 발칵 뒤집혔다. 통상 두 번 이상의 OS 업데이트를 해온 LG전자가 출시 2년이 채 안된 스마트폰을 사실상 단종시킨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내용은 삽시간에 퍼졌다. 비슷한 시기 일부 사용자들은 LG전자 미국지사 웹사이트 라이브 채팅을 통해 G4와 V10 누가 업데이트 여부를 물었고 담당자는 "G4 및 V10 누가 업데이트가 지원된다"며 "이미 펌웨어를 개발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22일 LG 모바일 사용자 카페에 올라온 LG전자 미국법인과의 채팅 문의. LG전자 미국법인은 G4와 V10에 대한 7.0 누가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펌웨어까지 개발했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캡처)

◇ 미국에서만 누가 업데이트?…논란 일자 "한국·해외 모두 업데이트 안해"

미국 T 모바일도 웹사이트를 통해 V10 모델에 대한 누가 업데이트를 준비중이라고 게시한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의 유명 안드로이드 전문 블로그인 '더 안드로이드 소울'이 T-모바일에서 V10의 7.0 누가 업데이트를 테스트 하고 있다며 G5에 이어 G4와 V10의 업데이트가 2017년 초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어 당연히 국내에서도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 됐다.

하지만 해외 업데이트 준비상황에 대해 한국의 LG전자 측에 다시 문의하자 담당자는 "미국과 한국법인은 다르기에 해외에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고 하여 국내에서 동일하게 진행되는 부분은 아니며 국내 법인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사용자들은 망연자실했다.

LG전자가 국내 사용자들을 외면하고 G4와 V10 누가 업데이트를 미국에서만 진행될 것이라는 배신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한 술 더 떴다. LG전자 측은 부랴부랴 "미국에서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7에 G6를 내놓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를 공개한 뒤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LG전자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은 G4·V10 누가 업데이트 여부에 대해 "V10, G4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 가치에 대해 고민해 그때마다 내용을 보고 신중한 결정 내리려고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미 내부에서는 G4와 V10에 대한 업데이트 중단 방침을 세운 후여서 사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가중됐다.

LG전자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이 MWC 2017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결국 재확인 된 LG전자의 '소비자 가치'에 대한 공식 입장은 '7.0 누가 업데이트는 없다' 였다. LG전자 내부에서 우왕좌왕 하는 사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LG 모바일 사용자 카페와 루리웹, 디시인사이드, 뽐뿌 등 IT 커뮤니티에는 LG전자의 이번 업데이트 중단을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sock**** "그래도 LG 신뢰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젠 LG 안 갈랍니다"

jazz**** "국민 더 이상 호구 만들지 말고! 애플은 5년 넘은 폰도 업데이트 자동으로 된다"

rimc**** "소비자가 봉이냐, 24개월도 안지나 업그레이드를 더 이상 진행 안 한다니"

sjs2**** "안정화 조치? 2011년에나 통할 수 있는 변명이다"

kks0**** "G6 갈려다 S8로 바꿔서 기다리는 이유가 저런 사후 지원 포기 때문이다"

요*** "G6 2년전 플래그십인 갤럭시 노트5와 동일한 4GB의 램이다. 이후 G4처럼 OS 업데이트때 발목을 잡힐 위험이 있다"

OO** "그냥 안팔려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거지?"

블랙로봇 "내가 미쳤다고 헬지폰을 사서 이런 통수나 맞고있네"

akrmak*** "약정도 아직 1년 남았는데 업댓 안해줌? 쓰레기폰 됐네"

이같은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첫 '조준호 폰' G5에는 이미 누가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앞서 G4와 V10도 한 차례 6.0 마시멜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졌지만 추가 업데이트가 없어 2년이 채 안돼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누가에 이은 차기 안드로이드 OS 버전(가칭 8.0 오레오)이 올해 새로 출시된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출시된 G5와 V20의 운명도 추가 업데이트 없이 사라질 운명이다.

◇ LG 비판 여론 비등…새 플래그십 G6 발목 잡히나

LG전자 측은 "G4와 V10은 안드로이드 6.0에 최적화 되어 있어 오래된 기기에 새로운 사양의 운영체제를 적용하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소프트웨어와 기기간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2년 단위로 두 번의 새 OS 업데이트를 해왔던 LG전자가 스스로 스마트폰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 5X에 7.0 누가 업데이트가 이루어졌고, 무려 2012년 9월 출시된 애플 아이폰5도 최신 OS인 iOS 10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단기적이고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도 이른 시기에 단종시키는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품 성능을 지속시키는 기술적 노력보다 빠른 교체주기를 유도하고 판매하는데 급급해 사후관리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연구원 윤문용 정책국장은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의 단말기 교체주기는 1년 6개월로 가장 빠른편에 속하지만 통상 통신사 약정기간이 2년에서 길면 3년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 제조사들이 품질보증 기간을 약정기간에 맞게 2년 이상으로 연장이 요구된다"면서 "삼성이 중저가폰까지 OS 업데이트 등 사후관리를 확대한 것처럼 LG도 이에 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이어 "애플의 아이폰은 다른 제조사들에 비해 사후관리 기간이 가장 길다"면서 "소비자들도 스마트폰 구매에 앞서 제조사의 사후관리 제공에 대한 노력이나 책임을 꼭 비교해보고 선택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3월 정식 출시되는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G6 흥행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치르고 구입 2년도 안돼 제조사의 사후 지원이 끈긴 스마트폰을 누가 선택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LG전자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면치 못해 '밑빠진 항아리에 물 붓기'라는 비아냥을 들어온 MC사업본부가 올해 반드시 흑자를 내겠다며 '작심'하고 G6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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