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덜란드에 '또' 완패…WBC 탈락 위기

WBC 한국 대표팀 선발투수 우규민이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서울라운드’ 너덜란드와의 경기 1회말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이 재현될 것인가. 2006년 제1회 대회 4강 진출, 2009년 제2회 대회 준우승의 업적을 남겼던 김인식 감독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간다.

한국 WBC 야구 국가대표팀이 2연패를 당했다. 대표팀은 7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본선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지난 6일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패한 대표팀은 2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대만까지 총 4개국 가운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2라운드 본선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일단 8일 열리는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대만을 잡을 경우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이 나란히 2승을 수확하기 때문에 한국의 탈락이 결정된다.

그래서 네덜란드전을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하지만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포수 양의지가 어깨 통증으로 결장했고 김재호 역시 이스라엘전에서 공에 맞은 여파로 결장했다. 듬직한 안방마님과 내야 수비의 핵을 빼놓고 A조 최강이라 평가받는 네덜란드에 맞선 것이다.

네덜란드의 타선은 무시무시했다. 안드렐톤 시몬스, 주릭슨 프로파, 잰더 보가츠 등 메이저리그 현역 정상급 선수들이 1-3번 타순을 이뤘다. 4번에는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배치됐다. 이어 조나단 스쿱, 디디 그레고리우스 등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그 뒤에 섰다.

선발 우규민은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다. 1회말 선두타자 시몬스에게 좌전안타를 맞더니 프로파에게는 우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외야를 크게 넘어가는 초대형 홈런이었다.

2회말에는 첫 두타자를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랜돌프 오두버에게 중전안타를, 시몬스에게 좌측 방면 2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0-3 열세에 놓였다.

타선은 삼성에서 뛰었던 선발투수 릭 밴덴헐크 공략에 실패했다. 밴덴헐크는 투구수 65개 제한 속에서 4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국에게도 기회는 있었지만 세차례 병살타가 뼈아팠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유격수 시몬스가 이끄는 네덜란드의 내야 수비에는 구멍이 없었다.

이어 4년 전 WBC에서 한국에 0-5 패배를 안겼던 주역 디호마르 마르크벌이 2이닝 무실점 호투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다. 당초 네덜란드는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은 끝내 득점을 뽑는데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6회말 오두버의 중월 투런홈런으로 5-0 리드를 잡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규민은 3⅔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고 이어 등판한 원종현은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9일 대만을 상대로 1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만약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꺾고 2승을 챙길 경우 탈락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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