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WBC 참사 절감…韓 야구 근본부터 바꾸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KBO와 공조로 개선 다짐

'대표팀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잘못'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WBC 참사를 통해 한국 야구의 위기를 절감했다면서 KBO와 협력을 통해 근본부터 다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자료사진=윤창원 기자)
'WBC 참사'를 겪은 한국 야구가 공조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나선다. 아마추어를 주관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힘을 모은다.

김응용 KBSA 회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의 1라운드 탈락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면서 한국야구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인식했다"면서 "이번 실패는 대표팀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프로야구의 외형적 성장에 도취해 한국 야구의 뿌리를 튼튼히 하지 못한 행정의 전반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KBO와 공동으로 한국 야구의 위기 극복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이를 위해 KBO와 협회 관계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로·아마 업무공조 TF팀을 구성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 겸 협회 실무부회장이 팀장을 맡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지난 8일 첫 회의도 열렸다.

TF팀은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 일정 연기 ▲야구 인프라 확충 및 개선 ▲지역별로 편중된 팀, 선수 구조 개선 ▲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계획 수립 ▲창단 지원금 지원 방식 및 규모 조정 ▲동계 전지훈련 개선 ▲유소년 조기 부상 방지를 위한 대책(투구수 제한, 변화구 투구 금지 등) 마련 등 각종 개선책을 검토, 추진한다. 이후 협회와 KBO 행정 업무에 반영하기로 했다.

WBC 한국대표팀 김태균이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삼진을 당하는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양 총장은 "현재 고교야구는 주말리그 등으로 주축 투수들의 혹사가 이어진다. 롯데 특급 신인 윤성빈도 부상으로 시즌 데뷔를 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때문에 부상 방지와 선수의 미래를 위해 투구수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뜩이나 선수 자원이 없는데 전지훈련에 500~600만 원씩 드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돈 없는 선수는 야구를 그만 두라는 것"이라면서 "이를 비롯해 1월 대회 개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협회는 각급 대표팀에 대한 재검토에도 들어간다. 김 회장은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도쿄) 등 성인 대표팀뿐만 아니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및 아시아야구연맹(BFA) 주최 국제대회에 나설 연령별 대표팀에 대한 지원 및 운영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초를 단단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협회는 지난해 야구와 소프트볼 단체 통합과 함께 임원 선임 및 사무국 직제 개편을 완료했다. 기존 상임이사 제도를 과감히 폐지하고 신속한 업무 처리를 위해 회장-실무부회장-사무처장-담당 팀으로 조직 체계를 간소화했다. 대신 다양한 현안에 대처하기 위한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각종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편 협회는 오는 3월 25일 전체 74개 고교가 모두 참가하는 주말리그로 올 시즌 18개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주요 국제대회로는 9월초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10월 초까지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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