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의심의 여지없는 '슈퍼 팀'이다. 1년 전 정규리그 역대 최고 승률(73승9패)을 달성한 스테판 커리,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2014년 MVP이자 리그 최정상급 재능을 갖춘 케빈 듀란트가 합류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아레나에서 끝난 NBA 파이널 5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에게 120-129로 패해 1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기는 했지만 올시즌 '슈퍼 팀'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선수 구성을 자랑했다.
현역 최정상급 선수로 손꼽히는 르브론 제임스를 중심으로 1대1 공격의 달인이자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시절 '더블더블 머신'으로 명성을 날렸던 케빈 러브가 막강한 3인방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J.R 스미스, 트리스탄 톰슨, 이만 셤퍼트, 리차드 제퍼슨, 데론 윌리엄스 등 준주전급 선수들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는 클리블랜드가 '슈퍼 팀'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르브론 제임스는 파이널 5차전이 끝난 뒤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신은 과거 마이애미 히트와 지금의 클리블랜드 등 두 슈퍼 팀에서 뛰었다. 골든스테이트가 한 것처럼 우승을 위해 슈퍼 팀을 만드는 것에 대해 여전히 지지하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르브론 제임스는 "사실이 아니다. 나는 내가 슈퍼 팀에서 뛴 적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슈퍼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4년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해 2회 우승을 차지한 마이애미 히트가 '슈퍼 팀'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2010년 클리블랜드를 떠나 마이애미 히트로 전격 이적하면서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등 절친한 2003년 NBA 입단 동기들과 의기투합했다. 우승을 목표로 웨이드가 있는 팀에 제임스와 보쉬가 가세한 것이다. 그들은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연봉을 일부 양보하기도 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당대 최정상급 슈터 레이 앨런 역시 마이애미의 멤버였다.
당시 마이애미 히트의 전력 구축을 두고 마이클 조던은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내가 뛰던 시절과 상황이 다르고 그의 결정을 잘못됐다고 볼 수만은 없지만 나라면 매직 존슨이나 래리 버드에게 같은 팀에서 함께 뛰지 않겠냐는 전화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이기고 싶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전까지는 각 팀을 이끄는 슈퍼스타가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끌기 위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2010년 마이애미의 결성 이후 우승을 위해 지름길을 선택하려는 선수들의 움직임, 시도가 늘어났다. 마이클 조던의 말처럼 그것이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리그의 새로운 유행이 된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는 지금 클리블랜드도, 예전의 마이애미도 '슈퍼 팀'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퍼 팀'을 정의하는 기준이 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임스의 발언은 농구 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SNS에서는 제임스의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한편, 르브론 제임스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후회없는 승부였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5경기를 치르면서 코트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고개를 숙이거나 후회할 이유는 없다.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을 뿐이다"라며 "골든스테이트는 정말 강한 상대였다. 지난 3년간 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해왔고 올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오프 내내 최고의 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골든스테이트는 당분간 정상의 자리에 머물 것이다. 2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전성기를 누리는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선수가 없다. 많은 팀들이 그들과 맞설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파이널 5경기에서 평균 33.6점, 12.0리바운드, 10.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NBA 파이널 역사상 시리즈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선수는 제임스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