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응답받은 강민호의 외로웠던 포효

'여기서 끝냈어야 했는데...' 롯데 강민호가 27일 LG와 홈 경기에서 3-5로 뒤진 8회 천금의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부산=롯데)
롯데 포수 강민호가 멀티홈런의 괴력을 뽐내고도 교체 뒤 팀이 질 뻔한 위기를 맞았으나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내 웃었다. 무박 2일로 이어진 혈전의 승자가 됐다.

강민호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9회초 수비 때 교체될 때까지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강민호는 팀을 패배 직전에서 구해낸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3-5로 뒤진 8회 무사 2루에서 강민호는 LG 필승 계투 김지용을 상대로 통렬한 2점 홈런을 날렸다.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비거리 110m 좌월 홈런으로 2루 주자 이대호와 함께 홈을 밟았다.

앞서 강민호는 3회도 아치를 그렸다. 2-1로 앞선 3회 2사에서 상대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1점 홈런을 때려냈다. 8회와 마찬가지로 2구째를 받아쳐 비거리 125m 대형 중월포를 날렸다.


하지만 강민호는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지 못했다. 5-5로 맞선 9회 수비 때 무사 1루에서 강민호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 안방 마스크를 김사훈에게 넘겨야 했다.

주전 포수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롯데는 강민호의 동점포로 분위기를 완전히 잡았지만 공백은 컸다. 9회말 롯데는 김문호, 전준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끝내기 기회를 맞았다. 이대호가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2사 3루 기회는 이어졌다. 그러나 교체 투입된 김사훈이 LG 신정락에게 3구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나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졌다.

강민호의 공백은 수비에서 더 컸다. 롯데는 연장 10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투입된 노경은이 이천웅에게 초구에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5-9로 점수가 벌어지며 단숨에 승부의 추가 기운 장면이었다. 롯데로서는 노련한 강민호의 투수 리드가 아쉬운 대목. 이후 1점을 더 내줘 5-10까지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규이닝 외로웠던 강민호의 활약에 동료들이 연장에서 각성했다. 10회말 나경민의 2루타, 황진수의 적시타, 손아섭의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7-10까지 추격한 롯데는 이어진 만루에서 김문호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결국 롯데는 연장 12회말 1사 1, 2루에서 전준우의 안타와 상대 중견수 안익훈의 실책으로 11-1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3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강민호는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막판 교체로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뻔했다. 그러나 정규이닝 중 홀로 맹타를 휘두른 강민호의 분전은 끝내 응답을 받았다. 팀 동료들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거짓말 같은 대역전극을 이루며 강민호의 활약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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