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잘 치려고 경쟁" 김선빈이 본 KIA 파워의 원동력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KIA 이범호(사진 왼쪽)와 김선빈 (자료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역대 최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 KIA 타이거즈 타선의 파괴력은 굉장하다.

6월말부터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주가를 올린 KIA 타선은 2위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첫 날에는 '초반 러쉬'로 승부를 결정짓더니 다음 날에는 강한 뒷심을 발휘해 대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지난 1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3연전 첫 경기에서 NC를 상대로 3회까지 7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2일 경기에서는 9회말 2사까지 2점차로 뒤졌으나 김주찬의 극적인 동점 2타점 2루타 그리고 연장 10회말 최형우의 끝내기 홈런을 묶어 승부를 7-6으로 뒤집었다.

KIA 타자들조차 놀랄 정도로 믿기 힘든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범호는 KBO 리그의 기록을 갈아치운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 행진이 진행될 당시 "지금 선수들이 각자의 이름을 새긴 기념 티셔츠라도 맞춰야 하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KIA 유격수 김선빈은 KIA 타선이 폭발하고 있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서로 잘 치려고 하는, 안 보이는 경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군가 뛰어난 타격을 선보이면 동료들이 긍정적인 자극을 받아 타석에 더 집중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타자들의 타격 감각이 전반적으로 좋기 때문에 이같은 선순환 효과는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12일 경기에서도 그랬다.

KIA의 주장 김주찬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4-6으로 뒤진 9회말 2사 1,2루에서 동점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KIA 홈팬들이 끝내기 역전 홈런을 기대할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처럼 극적인 안타가 자칫 '빛 바랜' 안타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주찬의 동료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김주찬이 바꿔놓은 경기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를 공략,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최형우는 "(김)주찬이 형이 만들어준 기회 덕에 내게 끝내기 찬스가 왔다"고 말했다.

KIA 타선은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가는 페이지'가 없다. 7번타자 이범호는 웬만한 팀의 4번타자 못지 않고 KBO 리그 타율 부문 1위에 올라있는 김선빈이 주로 9번 타순에 배치되는 팀이 KIA다. 테이블세터는 물론이고 중심타선까지 요즘 KIA 타선에는 부족함이 없다.

김선빈은 "앞에서 점수를 뽑아주니까 뒤에서 마음이 편하다.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감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잘 치는 타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나도 잘 치고 싶다는 의욕은 솟아나지만 반대로 반드시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은 줄어든다.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KIA 타선이 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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