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번 2연전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한판승부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주까지 상승세의 두산이 NC를 3위로 밀어내고 1위 KIA에 6경기 차까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2연전 승부에 따라 5경기 안으로 승차가 좁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 2연전에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이번 승부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다. KIA는 광주 홈에서 NC를 연파하며 기세를 올린 반면 두산은 롯데와 부산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두 팀의 승차는 8경기까지 벌어졌다. 35경기 남짓 남겨둔 가운데 뒤집기가 쉽지 않은 승차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교차하는 듯했다. 전날 롯데에 역전패를 안으면서 KIA와 승차가 더 벌어진 두산이다. 김 감독은 "마운드는 불펜도 그렇고 여전히 잘 던져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심 타선의 사이클이 떨어지는 시점이어서 점수를 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비운 김 감독이다. "1, 2위 대결에 관심이 많다"는 말에 김 감독은 "무슨 대결까지야 되겠느냐"면서 "그저 1경기일 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상 KIA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지금 일정상 8경기를 따라잡기는 쉽지가 않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우승 경쟁보다는 2위를 굳히는 게 두산에게는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KIA는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8경기면 좀 여유가 생길 만한 승차가 아니냐"는 질문에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1경기가 남아 있어도 10연패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시즌이 끝나고 우승이 결정되면 그때 가서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A 관계자도 "2009년 우승할 때도 SK가 19연승을 하면서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KIA는 8월25일까지 SK에 6경기 차로 앞섰지만 막판 대추격을 당했다. 결국 승차 없이 승률에서 6할9리로 SK에 7리 앞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김 감독은 "불펜도 이대진 코치의 지도 하에 위기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로 KIA의 우승이 결정될지, 두산이 막판까지 접전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