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지배하는 허프, LG 가을야구 희망 이끈다

허프, 2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에도 넥센전 5⅔이닝 2실점 호투

LG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 (사진 제공=LG 트윈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역시 LG 트윈스의 '호프(hope, 희망)'였다.

허프는 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5⅔이닝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1홈런) 1볼넷 2실점 호투를 펼쳐 LG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2경기 연속으로 4일 휴식 후 등판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부족한 투구 내용은 아니다. 허프는 투수구가 100개에 가까워지면서 흔들렸지만 이전까지는 넥센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최근 4위에서 7위로 내려앉은 LG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 5위를 지키고 있는 넥센과의 경기에 더 집중해야 했다. 지난달 27일 등판한 허프가 4일 쉬고 등판하도록 승부수를 띄워둔 이유다.

LG는 전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에 1일 경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경기 전 두팀간 승차는 3경기로 벌어져있었다. 정규시즌 막판 3경기차를 뒤집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순위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과의 맞대결 결과가 더 중요하다.


허프는 5회까지 빈틈이 없었다. 3회초 자신의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2사 1,3루 위기에 처했지만 초이스를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4회초에는 김하성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로 막아냈다.

투구수가 100개에 임박하자 허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팀이 6-0으로 크게 앞선 6회초 2사 후 김하성에게 2루타를 맞았고 장영석에게는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고종욱까지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LG는 허프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6회초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1루에 자리잡은 LG 팬들은 허프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건넸다.

허프에게 이날 등판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2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이었기 때문이다. 허프는 지난 주 두 차례 선발등판 일정을 소화한 뒤 다시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가 많아지자 구위가 다소 떨어진 느낌이었다. 허프는 총 111개의 공을 던졌다.

허프는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투구수가 많았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아쉽지만 맞춰잡는 투구로 땅볼을 많이 유도한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허프는 6회초 흔들리긴 했지만 5회까지 넥센 타선을 꽁꽁 묶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그 사이 LG 타선이 유강남의 3점홈런을 포함, 3회말에만 5점을 뽑는 등 시원하게 폭발해 이상적인 투타 조화를 이뤘다. 불펜은 전날과 달리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지켰다.

허프는 이날 승리로 시즌 5승(4패)을 챙겼다.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LG 팬이라면 한번쯤은 허프가 만약 시즌 내내 건강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허프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했고 전반기 막판에는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한동안 결장했다.

돌아온 허프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있다. 허프는 복귀 후 4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1.64,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73, 피안타율 0.165를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허프와 마찬가지로 2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한 넥센 선발 브리검은 5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5위 넥센과의 승차를 다시 2경기로 좁혔다.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과 경쟁을 계속 이어갔다.

허프는 "계속 공격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책임지도록 노력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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