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대반란' 1~5위, 모조리 원정에서 덜미

'내가 끝냈다' LG 김재율이 5일 KIA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오른쪽은 KIA 마무리 김세현의 모습.(잠실=LG)
하위권의 대반란이 벌어진 날이었다. 6~10위까지 순위표 아래에 있는 팀들이 모두 상위권을 잡아냈다. SK와 LG는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었고, 한화와 삼성, kt는 순위 경쟁이 한창인 상위권 팀들에 고춧가루를 팍팍 뿌렸다.

무엇보다 7위 LG가 1위 KIA에 거둔 승리가 가장 극적이었다. LG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LG는 7회까지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2회 양석환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5회 선발 차우찬이 로저 버나디나에게 3점 홈런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불안한 KIA 불펜은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선발 팻 딘이 7이닝 6탈삼진 4피안타 2사사구 1실점 쾌투를 펼친 뒤 맞은 8회를 막지 못했다. 필승조 김윤동이 나섰지만 안타와 볼넷 1개씩을 내줬고, 고효준에 이은 새 마무리 김세현마저 1사 만루에서 정성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KIA로서는 3일의 악몽을 떠오른 상황이었다. 당시 넥센과 고척돔 원정에서 KIA는 9회초까지 7-1로 앞섰지만 9회말 불펜이 무려 7점을 헌납하며 끝내기 대역전패를 안았다. 역대 KBO 리그 9회말 최다 점수 차 역전패였다. 당시 김윤동과 김세현이 전날까지 연투로 빠진 공백이 컸다.


하지만 이날은 김윤동과 김세현 등 필승조가 모두 나섰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김세현은 9회를 잘 막아냈지만 10회말 2사 1, 3루에서 김재율에게 끝내기 좌전 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김세현은 이날 2⅓이닝 3탈삼진 4피안타 1볼넷 비자책 1실점으로 KIA 이적 후 11경기 만에 첫 패배를 안았다.

LG는 가을야구 진출의 끈을 놓지 않게 됐다. 이날 최하위 kt와 수원 원정에서 1-5로 덜미를 잡힌 5위 넥센과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넥센은 이날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가 역대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158개)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역대 최다 타이' SK 제이미 로맥이 5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3회말 2점포로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타이 213호 홈런을 장식하고 있다.(인천=SK)
6위 SK는 잘 나가던 4위 롯데의 6연승을 저지했다. SK는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최정의 2년 연속 40홈런 등 대포 4방을 앞세워 6-2로 이겼다.

특히 3회 제이미 로맥의 2점포로 올해 팀 홈런 213개를 날린 SK는 역대 한 시즌 최다였던 2003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SK는 5위 넥센에 0.5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9위 삼성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홈에서 3위 NC를 9-3으로 눌렀다. 8위 한화 역시 2위 두산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로 불러들여 6-4로 승리했다.

하위권 팀들이 갈 길 바쁜 상위권 팀들을 모두 안방에서 잡아내면서 1~5위까지 순위와 승차 변동은 없었다. 시즌 막판 고춧가루 주의보가 발령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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