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쐐기타' 김재율 "감독님, 이제 두 번 남은 거죠?"

'되갚았다' LG 김재율이 13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3회 상대 고의 4구로 맞은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한혁수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잠실=LG)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롯데의 시즌 15차전이 열린 13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내야수 김재율(28)에 대해 만족과 애정어린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김재율은 올해 58경기 타율 3할1푼7리 3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2011년 입단 뒤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기록도 가장 좋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 4할4푼(25타수 11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5일 KIA와 홈 경기 때는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양 감독은 "김재율의 감이 최근 좋다"는 말에 "원래 입단 때부터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면서 "올해 1군 출장 경기가 많아지면서 경험도 쌓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김재율은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퇴출로 온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아직 양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다. 양 감독은 "잘 하고 있다지만 더 해줘야 한다"고 채찍을 잊지 않았다. 지난 5일 결승타를 언급하자 양 감독은 "이제 1개를 쳤다"면서 "앞으로 2~3번은 더 결정적일 때 쳐줘야 한다"고 김재율의 성장을 바랐다.

양 감독의 말을 들은 걸까. 김재율은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상황에서 천금의 적시타를 때려내며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내 앞에서 거르다니...' LG 김재율이 13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3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에이스 박세웅으로부터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잠실=LG)
이날 LG는 1회 선취점을 뽑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안익훈의 2루타에 이어진 1사 3루에서 박용택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먼저 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 LG 좌완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최근 4경기에서 3경기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가 없었다. 타선의 빈약한 지원 때문이었다. LG는 3경기 중 2무1패에 그쳤다. 승리를 위해서는 확실한 한 방이 필요했다.

그 카운터펀치를 김재율이 날렸다. 3회 1사 만루 기회를 놓치지 놓치지 않았다. 앞서 1사 1, 2루에서 롯데 벤치는 박용택을 사실상 걸렀다. 1회 박세웅에게 3구 삼진을 당한 김재율과 승부를 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어긋났다. 김재율은 볼카운트 2-2에서 박세웅의 시속 132km 포크볼이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3루수-유격수 사이를 가르는 좌전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단숨에 2점 차로 달아나 확실한 기선 제압을 이끈 한 방이었다.

넉넉한 리드를 안은 허프는 호투를 이어갔다. 4회 무사 1루에서 최준석의 안타가 불규칙 바운드가 돼 뒤로 흘린 좌익수 문선재의 실책으로 1점을 내주긴 했다. 그러나 허프는 7회까지 8탈삼진 5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 쾌투를 펼쳤다.

김재율은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떨쳤다. 6회 손아섭의 총알같은 타구를 직선타로 잡아낸 김재율은 7회 2사 1루에서는 1루로 자리를 옮겨 멀티 포지션 능력도 보였다.

결국 LG는 김재율의 값진 쐐기타와 허프의 호투를 앞세워 3-1 승리를 거뒀다. 전날 아쉬운 1-2 패배를 설욕한 LG는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외국인 타자가 없는 LG로서는 반갑기 그지 없는 김재율의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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