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30일(한국 시각) 미국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만에 6피안타(3피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팀도 1-9로 지면서 류현진은 시즌 9패째(5승)를 안았다.
해발고도 1610m로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뻗는 쿠어스필드가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구장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조기 강판은 뼈아프다. 류현진은 PS 4선발 놓고 알렉스 우드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인 만큼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어야 했는데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콜로라도는 PS에서 다저스의 상대가 될지도 모르는 팀이다.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WC) 2위를 달리는 콜로라도는 밀워키에 2경기 차로 앞서 있다. 애리조나와 WC 결정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콜로라도가 WC가 된다면 다저스와 NL 디비전시리즈(DS)를 치르게 된다. DS 3, 4차전은 콜로라도의 홈인 쿠어스필드에서 열린다. PS 3, 4선발이 등판하는 순서다.
류현진은 올해 콜로라도와 4경기에서 16⅔이닝 21실점 16자책, 평균자책점(ERA)이 8.64에 달했다. 쿠어스필드만 놓고 보면 ERA가 10.13이나 된다.
애리조나가 올라와도 큰 차이는 없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의 홈인 체이스필드에서 지난달 31일 등판해 4이닝 8피안타(3피홈런) 6실점으로 시즌 7패째를 안았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류현진의 PS 합류가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A 타임스는 이날 경기 뒤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공기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 함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다저스가 오늘 류현진의 약점을 확인했다"면서 PS 명단 제외를 시사했다.
류현진은 "제구가 내가 원했던 만큼 날카롭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오늘 한 경기로 PS의 운명을 결정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류현진이 콜로라도 라인업과 상대하는 건 힘겨웠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