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을 뒤흔든 NC 김경문 감독의 과감한 '선택'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자료사진 제공=NC 다이노스)

"호준아, 오늘 좋다"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은 11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이호준을 향해 칭찬이 담긴 격려의 말을 건넸다.

김경문 감독은 이호준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 때린 타구의 방향을 유심히 보더니 "이호준이 오늘 컨디션이 좋다"고 평가했다.


NC가 9-4로 앞선 5회말 2사 1,3루. 롯데가 왼손투수 이명우를 기용하자 NC는 중견수 김준완의 타석에 이호준을 대타로 기용했다. 이호준은 깔끔한 우전안타로 3루주자 손시헌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NC가 두자릿수 점수를 채운 장면이다.

이호준의 대타 기용만 적중한 것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양팀의 타격 컨디션이 올라올 때가 됐다고 전망했다. 오랜만에 치르는 야간 경기의 영향도 타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C는 홈런 4개를 포함,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롯데를 13-6으로 눌렀다. 김경문 감독의 예상대로 롯데 방망이도 잘 쳤지만 김경문 감독의 기대대로 NC의 화력이 한수위였다.

경기가 초반부터 김경문 감독의 뜻대로 풀린 것은 아니다. NC는 1회말 스크럭스의 투런홈런과 권희동의 적시타로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2회초 2점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문규현 타석 때 나온 3루수 박석민의 실책이 뼈아팠다. 박석민은 앞서 1회초 전준우 타석 때도 실책과 다름없는 수비 실수로 출루를 허용한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3회초 수비 때 박석민을 빼버렸다. 올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1군 4경기 출전에 그친 노진혁을 3루수로 기용했다. 박석민에게 특별히 부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계속된 실수에 대한 일종의 문책이었다. 박석민의 교체는 NC 선수단에게 상당히 묵직한 메시지로 작용했을 것이다.

당시 스코어는 3-2. 박석민을 뺀 깜짝 교체는 NC에게 뼈아픈 수가 될 여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노진혁은 3회말 첫 타석에서 점수차를 3점으로 벌리는 중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반전을 만들어냈다.

NC는 5회초 선발 맨쉽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좌완 구창모는 김문호와 손아섭 등 롯데의 두 왼손타자를 가볍게 막아내고 임무를 마쳤다. 이민호가 등판해 만루에서 밀어내기 몸맞은 공과 적시타를 맞아 5-4 추격을 허용했다. NC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기대대로 NC 방망이가 화끈하게 터졌다. 나성범이 5회말 무사 1루에서 투런홈런을 터트렸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태군이 바뀐 투수 배장호의 초구를 때려 2타점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이호준의 대타 작전 성공은 5회말 5득점 빅 이닝의 대미를 장식했다.

NC는 6회말 모창민의 솔로홈런과 손시헌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롯데는 8회초 손아섭의 투런포로 반격했으나 승부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노진혁이 8회말 솔로포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NC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가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겼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가을야구의 베테랑 김경문 감독의 과감한 선수 기용이 빛난 경기였다.

다만 김경문 감독이 "갈 데까지 가겠다"고 말하면서도 내심 오랜 이닝을 버텨주기를 원했던 선발 맨쉽은 5회까지 버티지 못했다. 또 롯데 타선이 경기 중후반 반등하면서 결국 주력 불펜투수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이는 "필승조를 쉬게 하면서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라는 김경문 감독의 뜻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같은 변수가 12일 열리는 4차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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