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은 KBO 역사에 단 1명뿐인 KS 기록 보유자다

'타격감은 좋다' KIA 안치홍이 25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회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로부터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광주=KIA)
지난 7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올스타전에서 넥센 외야수 이정후가 큰 관심을 모았다. 역대 최연소 올스타 기록(18세10개월7일)을 세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람의 아들'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아버지인 까닭에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전 기록을 가진 선수는 KIA 내야수 안치홍(27)이었다. 2009년 당시 올스타전에서 안치홍은 19세23일로 최연소 올스타에 오른 바 있다.

올해 역시 2루수 부문 올스타로 뽑힌 안치홍은 당시 자신의 기록이 깨진 데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안치홍은 "쉽게 깨지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바뀔 기록이었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또 다른 최연소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생물학적인 나이, 즉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세워진 최연소 올스타보다 더 뿌듯한 기록이다. 실력으로 세웠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올스타전 최연소 홈런과 MVP 등극에 특히 한국시리즈(KS) 최연소 홈런 기록이 있다"고 어깨를 폈다.

안치홍은 2009년 올스타전에서 홈런과 2타점으로 미스터 올스타에 뽑혔다. 특히 그해 SK와 KS 7차전에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한 홈런을 쏘아올렸다. 3-5로 뒤진 7회 터진 솔로포로 KIA는 추격의 불씨를 당겼고, 결국 9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타이거즈의 10번째 KS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안치홍의 홈런은 지금까지도 역대 KS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바로 KS 고졸 신인 최초이자 최연소(19세3개월23일) 홈런이다. 당시 안치홍은 KIA의 주전 2루수로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2009년 SK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대역전극의 발판이 된 7회 1점 홈런을 날리며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는 안치홍의 모습.(자료사진=KIA)
8년의 세월이 흘러 안치홍은 이제 팀의 중심이 됐다. 타격왕 김선빈(28)과 막강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올해 KIA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132경기 타율 3할1푼6리 21홈런 93타점을 올려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KIA가 강한 이유는 김선빈과 안치홍의 공수 활약 때문"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그런 안치홍은 25일 두산과 KS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1차전 4회 1사 1, 2루에서 병살타성 타구를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23개의 공을 더 던진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그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5회 홈런 2방을 맞았고 KIA가 3-5로 졌다.

이날 안치홍은 공격에서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2점 차였던 8회 무사 1, 2루에서 강하게 때린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병살타가 된 것. 사실상 KIA가 추격의 동력을 잃은 시점이었다.

사실 안치홍은 이날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2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후속타가 따르지 않아 득점하지는 못했다. 8회 타구도 잘 맞았지만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결과가 나빠졌다.

이날 경기 후 김기태 KIA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실수는 항상 나올 수 있다"면서 "빨리 잊고 2차전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악몽을 떨쳐내야 할 안치홍을 위한 격려와 조언이나 다름없다.

대신 멀티히트의 타격감은 잊지 않은 채 자부심을 갖고 떠올려야 할 것도 있다. 바로 자신이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고졸 선수로 KS에서 홈런을 때린 사실이다. 그리고 그 홈런이 팀의 우승에 발판이 됐다는 점이다. 이를 재현했을 때에야 1차전의 실수가 완전히 잊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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