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이만기' 임수정, 2017 모래판 천하통일

'이렇게 좋을 수가' 임수정이 25일 '2017 천하장사대축제' 여자천하장사에 오른 뒤 황소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나주=대한씨름협회)
'여자 이만기' 임수정(32 · 콜핑)이 2017년 모래판을 평정했다. 올 시즌 민속씨름 대회 전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천하장사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임수정은 25일 전남 나주스포츠파크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7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여자천하장사 결승(3전2선승제)에서 난적 이다현(24 · 구례군청)을 2-1로 눌렀다. 사실상의 초대 여자천하장사에 등극했다.

올 시즌 민속씨름대회는 임수정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수정은 올해 설날, 단오, 추석과 천하장사 대회 국화장사(70kg 이하)에 모두 올랐고, 매화급(60kg 이하)과 무궁화급(80kg 이하)까지 모두 나선 천하장사대회까지 제패했다.

무엇보다 명실상부한 초대 천하장사다. 그동안 여자씨름대회는 국민생활체육회 주관으로 열렸다. 대한씨름협회도 2014년 등 여자 천하장사대회를 열었지만 생활체육 쪽의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아 반쪽짜리였다.

이후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대한씨름협회도 모든 선수들을 망라해 올해 여자천하장사대회를 열었다. 그 타이틀을 임수정이 가져간 것이다.


2006년부터 씨름을 시작한 임수정은 체급별 장사 46회, 천하장사를 포함한 통합 장사 15회를 달성했다. 그야말로 국화급에서는 상대가 없다. 여자 씨름의 산 역사나 다름없다.

'이겼다' 임수정이 25일 여자천하장사 결승에서 이다현을 누른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나주=대한씨름협회)
체급의 불리함을 극복한 우승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임수정은 결승 상대인 이다현을 비롯해 최근 급부상한 정지원(거제시청) 등 무궁화급 강자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정지원과 예선에서 임수정은 혈투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결승도 접전이었다. 첫 판에서 임수정은 이다현과 첫 30초 동안 힘겨루기를 펼쳤다. 이후 장기인 왼배지기로 벼락처럼 이다현을 쓰러뜨렸다. 구례군청이 비디오 판독을 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이다현의 패기도 만만치 않았다. 둘째 판에서 이다현은 샅바 싸움에서 경고를 받을 정도로 반격을 별렀다. 이후 임수정의 들배지기를 덮걸이로 역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마지막 판은 관록의 임수정이 가져갔다. 이다현은 셋째 판 초반 들배지기로 상대를 들어올렸지만 임수정이 노련하게 방어해냈다. 상대 예봉을 꺾은 임수정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배지기로 이다현을 누이며 환호했다.

결승전 뒤 임수정은 "모든 선수들이 나온 사실상 첫 천하장사대회에서 우승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지난해 이다현과 경기에서 왼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다쳤다"면서 "다른 선수들과 씨름 팬들에게도 재기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뿌듯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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