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측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기자회견 취소 소식을 전했다. 취소 소식만 전했을 뿐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후 언론과의 연락도 끊고 잠적했던 김 의원은 오후 4시 30분쯤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 시간부터 당당하게 선거 임하겠다"며 "바로 다시 경남으로 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선거를 치르겠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취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출마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고민됐다"고 전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쟁을 부추기면서 당의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사실 김 의원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만 해도 불출마를 심각히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서 김 의원에 대한 불출마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는 데다, 김 의원 스스로도 일파만파로 커지는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부담스럽게 여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늦은 밤 김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당 일각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불출마 얘기가 나왔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에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불출마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의원들이 출마를 지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면서 당의 입장이 김 의원의 출마를 밀어주는 쪽으로 정리가 됐고, 청와대도 당과 비슷한 뜻을 전하면서 김 의원이 다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김 의원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계기로 20일부터 선거모드에 돌입할 예정이다. 20일 오전 10시 봉화마을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간담회 등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들어간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일 오랜 고심 끝에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경남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의 선전이 쉽지 않은 데다 어렵게 얻은 의원직을 다시 내놓는 것이 부담됐지만,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적 교두보로 꼽히는 PK 선거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지면서 결국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