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사태 반발, 구글 직원들 집단행동 나선다

성추문 앤디 루빈에 1천억원 전별금 지급 논란

구글이 내부 성추문 사건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해당 가해 임원에게 막대한 전별금까지 챙겨준 것으로 드러나자 이에 반발한 구글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 전 구글 부사장이 재직당시 여러 직원들과 부적절한 혼외 관계를 가져 논란이 되자 구글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2014년 퇴사를 조건으로 9천만달러(약 1026억원)를 지급했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보도되자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사실상 파업이나 다름없는 업무중단(walkout)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버즈피드에 따르면 구글 엔지니어 등 직원 200여 명은 이번 주 업무지를 이탈해 거리시위를 하는 '워먼워크(Women's Walk)' 행동에 나선다. 이들은 대부분 사내 성추행 사건 직간접 피해자로 내부조사에 참여한 직원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NYT는 25일 익명의 전·현직 구글 임원들을 인용해 "루빈이 구글에 재직할 때 그와 혼외 관계였던 여직원이 '2013년 한 호텔 방에서 구강성교를 강요당했다'는 진술서를 냈다"면서 "조사결과 여직원의 주장은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고,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가 그에게 사퇴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구글은 2014년 그가 회사를 떠날 때 이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4년 동안 월 200만달러씩 무려 9천만달러(약 1024억원)를 퇴직 보상금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순다르 피차이 CEO와 인사담당 책임자인 아일린 노튼 부사장은 보도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공동명의 이메일에서 NYT 보도 언급 없이 "지난 2년간 구글에서 성추행 문제로 48명이 해고됐고 그 중 13명이 고위 관리직이었다"며 "누구에게도 퇴직 전별금을 지급한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앤디 루빈도 '거짓 혐의'라고 주장하며 사태는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남성우월주의적인 구글의 책임소재 추궁 방식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002년 구글의 새 법률고문 데이비드 드러먼드가 직원들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고 혼외 아이까지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상사였던 상대 여성은 한직으로 전출된 뒤 1년 만에 퇴직했고, 드러먼드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그룹의 최고법률책임자(CLO)이자 구글의 투자회사인 캐피털 G의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구글의 연구개발부문인 구글 X의 리처드 드볼 이사는 구직 면접을 보러 온 20대 초반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이 여성에 의해 고발됐지만 드볼은 해고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 여성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이를 발설하지 말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직원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구글이 미국 국방부 군사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사 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직원들이 이에 반발해 윤리성 문제를 지적하며 일부 직원들은 집단 사직서까지 던지기도 했다.

업무중단 집단행동에 나선 직원들은 경영진에 구글의 투명성 강화와 윤리 제고 및 경영진의 결정에 직원들의 감독권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버즈피드는 이 청원서에 서명하는 직원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으며, 심지어 이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구글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최근의 사태로 이 운동에 참여하자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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