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쿼터에 끝낸 우리은행…완벽했던 박혜진의 강이슬 '봉쇄'

아산 우리은행 박혜진(사진 왼쪽) (사진=WKBL 제공)

"농구는 전반만 하는 게 아니니까, 이겼지만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경기였어요"

24일 오후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과의 홈경기에서 19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활약으로 아산 우리은행의 72대63 승리를 이끈 국가대표 가드 박혜진의 말이다.

우리은행은 한때 하나은행에 26점차로 크게 앞서갔다. 하지만 3쿼터 경쟁에서 9대15로 밀렸고 4쿼터에는 하나은행의 기세를 막지 못해 점수차가 한자릿수로 좁혀지기도 했다.

3-4쿼터 점수 경쟁에서는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에 28대45로 밀렸다. 그럼에도 9점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역으로 1-2쿼터 전반전에 우리은행이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7대11로 앞선 가운데 외국인선수 없이 국내선수 5명만으로 경기를 치르는 2쿼터에 돌입했다.

베테랑 김정은이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2쿼터까지 출전하지 않았지만 우리은행은 강했다. 박지현이 팀 공격을 조율했고 김소니아는 골밑을 장악했다. 나윤정은 알토란같은 3점슛 2개를 터뜨렸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정은의 공백에도 크게 활약한 국내선수 조합에 대해서는 "거의 한 달동안 (김)정은이 없이 운동을 했다. 그러면서 나름 그들끼리 호흡이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박혜진의 역할이 컸다. 박혜진은 하나은행의 주득점원 강이슬을 꽁꽁 묶었다. 강이슬은 2쿼터 무득점에 그쳤고 야투 시도조차 세 차례 밖에 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2쿼터 10분동안 하나은행을 27대7로 압도했다. 결국 2쿼터의 차이가 최종 승패를 갈랐다.

위성우 감독은 "강이슬을 묶는 수비에 포커스를 맞췄다. 박혜진이 수비를 잘했고 옆에서 동료들이 잘 도와줬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박혜진은 "강이슬은 WKBL 최고의 공격수이고 막기 힘든 선수다. 죽기 살기로 막으려고 노력했다. 동료들이 옆에서 잘 도와줬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주득점원 강이슬은 이날 총 4득점에 야투성공률 20%로 부진했다.

정규리그 2위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7승6패를 기록해 1위 청주 KB스타즈(18승6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우리은행에게는 김정은의 복귀가 승리 못지 않게 의미가 컸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은 후반 13분동안 출전해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1위를 쫓고 있는 우리은행은 오는 3월5일 아산 홈경기에서 KB스타즈와 정규리그 마지막 1-2위 맞대결을 펼친다. 이때까지 김정은의 컨디션이 얼마나 회복될지가 막판 순위 경쟁의 변수가 될 것이다.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는 분명 우리 전력이 KB스타즈보다는 떨어진다. 다음 맞대결 전까지 컨디션이 어느 정도로 올라올지 모르겠다. 한번 승부를 걸어볼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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