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를 뚫은 구창모-플렉센의 압도적인 명품 투수전

NC 다이노스 구창모 (사진=연합뉴스)

크리스 플렉센(두산 베어스)은 2020시즌 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가장 경계해야 할 외국인투수로 주목받았다. 플렉센은 첫 2경기에서 2승을 기록하며 기대치에 걸맞는 출발을 보였다.

구창모(NC 다이노스)의 시즌 초반 활약은 돌풍을 넘어 태풍 수준이다.

제구력과 완급 조절 능력이 더해진 좌완 파이어볼러 구창모는 지난 두 차례 등판에서 2승을 따냈고 총 14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플렉센과 구창모가 맞붙은 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타고투저 양상으로 회귀하고 있는 올시즌 보기 드문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플렉센은 8이닝동안 탈삼진 10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올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과 최다 탈삼진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플렉센은 최고구속 152km의 빠른 공에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물 오른 NC 타선을 침묵에 빠뜨렸다.

총 투구수 108개 중 절반이 넘는 59개가 직구였다.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 (사진=연합뉴스)


4회초 양의지에게 얻어맞은 솔로홈런이 플렉센의 유일한 실수였다.

구창모의 투구 내용은 두산의 간판급 외국인투수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구창모는 1회말 2사 1루에서 두산 4번타자 김재환에게 좌중간 깊숙한 방면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점수를 내줬다. 올시즌 첫 실점을 기록한 장면이다.

이후 구창모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100개에 불과했다.

최고 시속 150km를 찍은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의 위력이 대단했다.

"예전과 비교해 볼 배합 패턴이 달라졌다. 늘 강하게, 빠르게만 던지는 게 아니라 구종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강약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카운트가 몰리면 불리하니까 타자들로 하여금 자꾸 치게 만들면서 투구수도 줄었다"는 이동욱 NC 감독의 경기 전 평가를 그대로 현실에 반영한 투구 내용이었다.

두 선발투수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양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막판 뒷심은 두산이 더 좋았다.

두산은 연장 11회말 1사 1,2루에서 대타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NC를 2대1로 눌렀다.

NC의 8연승을 저지한 두산은 시즌 전적 8승5패를 기록했다. NC는 시즌 2패(11승)째를 당했지만 굳건하게 1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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