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구속 6km 떨어진 日 오타니, 투수·타자 겸업 적신호?

오타니 쇼헤이 (사진=연합뉴스)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는 '이도류'라 불린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선수로 역할 분업화가 바탕에 깔린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유형이다.

투수 오타니는 5년 전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던 프리미어12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최고 시속 161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운드에서는 엄청난 구속을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타석에서는 언제든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낼 수 있는 '파워히터'다. 메이저리그는 오래 전부터 그를 주목했고 LA 에인절스가 각축전 끝에 오타니를 영입했다.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타자로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을 올렸고 투수로는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31, 9이닝당 탈삼진 11.0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오타니는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에 타자로만 106경기에 출전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약 2년 만에 투수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오타니는 단 1개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오클랜드에 3안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무사 만루에서 4번타자 맷 올슨에게 밀어내기 볼넷 실점을 허용한 오타니는 이후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강판됐다.

올해 다시 투타 겸업을 선언하고 당당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구속 저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이날 직구 평균 구속 149.2km를 기록했다. 이는 오타니가 수술 전에 던졌던 변화구의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고 구속은 152.4km가 나왔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기록한 직구 평균 구속 155.6km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팔꿈치 인대 접합을 받은 모든 투수가 구속 하락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투수 복귀전의 긴장감과 감각 저하 때문에 그랬는지는 다음 등판이 정답을 알려줄 것이다. 오타니는 서머 캠프동안 2년 전에 가까운 수준의 구속을 선보인 적은 있었다.

오타니는 경기 후 ESPN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속 저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투구 감각을 빨리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8일 열리는 오클랜드와의 4연전 마지막 날에 타자로 경기에 출전한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의 투구 이닝이 워낙 짧았고 투구수도 적었기 때문에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에인절스는 오클랜드에 4대6으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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