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플렉센, 다승왕 알칸타라도 인정한 PS 1선발다웠다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이 4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천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류중일 감독은 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기에 앞서 두산 베어스의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 복귀 후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 이천은 두산의 2군 훈련장이 있는 곳이다.


플렉센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8승4패 평균자책점 3.01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기록이라 보기 어렵지만 부상 복귀 후 한달이 지난 10월 성적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4승무패에 평균자책점 0.85를 올렸고 총 31⅔이닝 동안 무려 4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포스트시즌(PS)을 앞둔 상황에서 플렉센은 리그 최고의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승을 달성하며 다승왕을 차지한 라울 알칸타라도 인정했다.

라울 알칸타라는 팀이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 플렉센에게 포스트시즌 1선발을 맡긴다는 소식에 "옳은 결정이다. 시즌 막판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확실히 강한 투수"라며 아쉬움조차 나타내지 않았다.

두산의 선택은 옳았다.

플렉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동안 탈삼진 11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져 두산의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힘이 넘쳤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55km였다. 대부분의 직구가 시속 150km를 넘겼다. 총 투구수 106개 중 68개가 직구였다. 2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을 상대할 때는 직구만 7개를 던진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직구 구위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낙차 큰 커브는 결정구로서 위력이 더욱 커졌다. 탈삼진 11개 중 5개를 잡아낸 장면에서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 LG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렸다.

특히 홍창기-오지환-김현수-라모스로 이어지는 1-4번 좌타 라인을 1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묶으면서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활약상은 사실상 1차전 승부를 결정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플렉센에 대해 "(포스트시즌 경기는 처음이라) 오늘 경기에서 염려스러웠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존 5전3승제에서 3전2승제로 바뀌었다. 첫 경기의 가치가 더욱 커졌고 1선발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포스트시즌 개막 직전에 정상 궤도로 진입한 플렉센은 두산에게 완벽한 카드였다.

플렉센은 부상 복귀 후 적응 기간을 거치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자신있는 공을 더 적극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10월 한달 동안 쌓아나간 확신과 자신감은 포스트시즌 첫 경기의 염려마저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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