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대응력에 플렉센 고전했지만…수비가 에이스 지켰다

두산 베어스의 크리스 플렉센 (사진=연합뉴스)

10월부터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최강의 구위를 자랑하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크리스 플렉센에게 정규리그 챔피언 NC 다이노스 타선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플렉센은 18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회까지 안타 5개를 맞았고 볼넷 3개, 몸맞은 공 2개를 각각 허용했다.

플렉센이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기록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73을 감안하면 NC 타자들은 '가을의 지배자'를 상대로 충분히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NC 타자들은 시속 150km 전후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커브 등을 앞세운 플렉센을 상대로 차분함을 유지했다. 플렉센의 위력적인 구위에 맞서 침착하게 공을 골라냈고 커트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플렉센이 총 9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NC 타자들이 기록한 헛스윙 횟수는 7번에 불과했다.

플렉센이 지난 9일 KT 위즈를 상대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유도한 타자의 헛스윙 횟수는 무려 21번이었다. 당시 플렉센은 총 108개의 공을 뿌렸다.

지난 3경기 총 16⅓이닝 동안 무려 24개의 삼진을 잡아냈던 플렉센은 이날 6이닝까지 탈삼진 3개를 기록했다. 끈질기고 집요한 NC 타자들의 저항에 평소같은 지배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플렉센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고비 때마다 두산 야수들이 플렉센을 도왔다. 더블-아웃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특히 권희동에게 적시타를 맞고 1실점을 기록한 2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강진성을 병살로 처리한 3루수 허경민의 호수비는 이날 경기의 백미 중 하나였다.

플렉센은 4회말에도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애런 알테어의 외야플라이 때 두산 우익수 박건우가 정확하고도 빠른 홈 송구로 보살을 기록하면서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플렉센을 살린 호수비였다.


플렉센은 5회말과 6회말에도 주자를 내보냈지만 연거푸 병살 상황이 연출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6회말 1사 2루에서 박석민이 때린 강습 타구가 플렉센의 오른쪽 무릎과 왼쪽 팔뚝을 강타했다.

공은 높게 떠올라 1루수 오재일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이미 스타트를 끊은 양의지는 2루로 돌아오지 못해 더블-아웃이 됐다.

플렉센은 타박상을 입었지만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는 안도감에 통증 호소없이 당당하게 덕아웃을 향해 걸었다.

플렉센은 6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지금까지 플렉센의 압도적인 호투가 팀 전체를 끌고갔다면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수비가 에이스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유격수 김재호는 준플레이오프 때 플렉센에 대해 "정타를 맞을 확률이 적어 수비도 더 여유롭게 안정적인 수비를 할 수 있다. 야수가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투수가 좋아야 야수들도 덕을 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플렉센은 집요한 NC 타선을 상대로 흔들리지 않았고 플렉센 뒤를 지키는 야수 역시 한차원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산은 NC를 5대4로 누르고 1차전 패배를 만회했다.

두산은 2회초 NC 선발 구창모를 상대로 박건우의 내야안타와 허경민의 땅볼을 묶어 2점을 선취했다. 김재호는 4회초 솔로포를, 8회초에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 두산 타선에 힘을 실었다. 호세 페르난데스는 9회초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NC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알테어의 1타점 적시타와 강진성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두산은 마무리 이영하를 내리고 김민규를 올려 어렵게 불을 껐다. 김민규는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이명기를 범타로 각각 잡아내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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