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브룩이 워싱턴 이적을 원했다…하든은 행복할까

NBA 워싱턴으로 이적하는 러셀 웨스트브룩 (사진=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켓츠와 워싱턴 위저즈는 3일(한국시간)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휴스턴은 2016-2017시즌 정규리그 MVP 경력을 자랑하는 가드 러셀 웨스트브룩을 워싱턴으로 보내는 조건으로 올스타 포인트가드 존 월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한장을 받기로 했다.

이로써 웨스트브룩은 휴스턴 이적 후 한 시즌 만에 다시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08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데뷔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했던 웨스트브룩은 2019년 여름 폴 조지가 팀을 떠나는 등 전력 개편의 바람이 불자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웨스트브룩의 행선지는 '절친' 제임스 하든이 있는 휴스턴이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휴스턴에서 충분히 만족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자신이 먼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웨스트브룩의 트레이드 소문이 나돌았다. 앞서 휴스턴의 간판 제임스 하든이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왔다.

하든과 관련된 트레이드 소문이 웨스트브룩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웨스트브룩은 이에 대한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웨스트브룩이 워싱턴의 가드 존 월과 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구체화된 소문이 존재했고 결국 현실이 됐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몇주동안 두 팀이 트레이드를 놓고 심도있는 논의를 하지는 않았다. 트레이드가 합의된 3일 당일 불과 몇 시간 만에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의 마이클 리 기자는 이번 트레이드 협상이 갑자기 급물살을 탔던 이유는 웨스트브룩이 직접 워싱턴 이적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웨스트브룩은 워싱턴의 올스타 슈팅가드 브래들리 빌과 함께 뛰기를 원했고 더불어 오클라호마시티 시절 사령탑이었던 스캇 브룩스 현 워싱턴 감독과 재결합하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웨스트브룩은 이제 '해피(happy)' 모드가 됐을 것이다. 휴스턴은 이번 트레이드로 충분한 이득을 챙겼다고 볼 수 있을까.


존 월은 2016-2017시즌 78경기에서 평균 23.1득점, 10.7어시스트를 올렸다. 외곽슛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폭발적인 운동 능력과 패스 감각을 바탕으로 리그 최정상급 포인트가드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하지만 존 월은 이후 두 시즌동안 총 73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 때문에 91경기에 결장했다. 2019-2020시즌에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 때문에 아예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처럼 부상 우려가 있는 선수다.

반면, 웨스트브룩은 지난 시즌 평균 27.2득점, 7.9리바운드, 7.0어시스트를 올렸다. 이전 두 시즌에는 평균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선수다.

휴스턴은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웨스트브룩을 보내고도 존 월과 지명권 한장에 만족해야 했다. 웨스트브룩이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했기 때문에 타 구단과 협상에서 '을'의 입장이 돼야 하는 휴스턴이 많은 것을 받아내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휴스턴이 존 월을 영입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NBA 휴스턴의 간판 스타 제임스 하든 (사진=연합뉴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제임스 하든과 존 월은 지난달 함께 모여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두 선수가 평소 친분이 두터웠다는 의미다.

존 월은 이 경기에서 부상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운동능력과 기량을 보여줬다. NBA 공식전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연습경기이기는 했지만 존 월의 움직임과 활동량은 인상적이었다.

존 월의 영입은 아직 계약이 2년 남아있는 제임스 하든에게 만족스러운 선수단 구성이 될 수 있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평가가 있다.

휴스턴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제임스 하든과 호흡이 좋았던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했지만 당분간 하든과 함께 정상 전력을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제임스 하든이 브루클린으로 이적해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 등 올스타 스타들과 의기투합하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여전히 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휴스턴은 하든을 데려가려는 구단이 유망주와 다수의 드래프트 지명권 등 엄청난 미래 자원의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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