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중 사람몰리는 강원…워케이션이 만든 기적

제주CBS 창립 20주년 기획 ②워케이션 앞서가는 일본과 강원
일본 2017년부터 일과 휴가 병행하는 워케이션 적극 추진
일본 와카야마현 3년간 104개 기업 유치…시라하마초 워케이션 성지
업무 성과는 20.7% 상승하고 업무 스트레스는 37.3% 감소
강원 워케이션 특화상품 출시…두달만에 8200박 유치
강원 주중 숙박 25% 증가…3박 이상 예약도 13% 늘어
전라북도, 일과 휴식 공존하는 워케이션 시범지역 지정 제안
제주는 여행 플랫폼 업체인 프립이 제주시 한림읍에 추진

강원도관광재단이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을 출시해 주중 숙박이 크게 늘었다. 강원도관광재단 제공
코로나19 시대 제주 관광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단체관광보다는 개별관광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행지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한 관광지가 뜨고 있다. 발빠른 대처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지만 변화를 거부하면 제주관광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제주CBS는 창립 20주년 기획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새로운 제주관광을 모색한다.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과 마을에 머물며 보고 듣고 즐기는 '마을관광'이 대표적이다. 먼저 코로나19 시대 뜨고 있는 워케이션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10일은 두번째로 워케이션에 적극적인 일본과 강원의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나는 휴양지에서 일한다' 코로나19 이길 워케이션
②근무중 사람몰리는 강원…워케이션이 만든 기적
(계속)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항공은 코로나19 유행 훨씬 이전인 지난 2017년 워케이션을 도입해 선두주자의 자리를 구축했다.

직원들이 집이나 직장에서 벗어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환경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워케이션을 일찌감치 시작한 것이다.

소비재 제조업체인 유니레버 재팬도 지난 2019년부터 제휴 자치단체에 머물며 공동작업을 하는 워케이션에 앞장서고 있다.


직원들이 근무할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근무시간 외에는 지역 행사와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유니레버 재판과 제휴를 맺은 일본 자치단체는 2020년 2월 7곳으로 늘었다.

일본 와카야마 현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104개 기업에서 910명이 워케이션을 경험했다.

특히 유명한 관광지인 시라하마 초는 2017년부터 워케이션에 집중해 기업 위성 사무소와 ICT 기업 유치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업체인 프립이 제주시 한림읍에 워케이션 시설을 갖추고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객활동을 하고 있다. 프립 제공
하얀 모래와 파도가 어우러진 해변에서 노트북을 펴고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래사장 어디서든 와이파이가 연결되고 공원 등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워케이션의 성지로 떠오르면서 2019년까지 한달 300명이던 시라하마의 워케이션 방문객은 2020년 8월 2천명을 넘겼다.

휴가지에서 업무를 하는 워케이션의 만족감은 높다. 2020년 6월과 7월 일본의 NTT 컨설팅 연구소와 JTB 여행사, 일본항공이 게이오대학과 함께 오키나와의 한 리조트에서 워케이션 실험을 한 결과 업무 성과는 20.7% 상승했다.

또 업무 스트레스는 37.3% 감소했고 효과는 5일동안 지속돼 생산성과 신체, 정신 건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워케이션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2020년 7월 일본 환경성은 국립공원 등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하거나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와이파이 시설을 정비하는 501개 사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강원도가 워케이션 활성화에 가장 적극적이다.

강원도관광재단이 인터파크와 함께 지난 3월 워케이션 특화상품을 출시했다. 강원도내 각 호텔과 리조트에 맞게 워케이션 상품을 구성한 것으로, 휴가지인 강원도에 머물며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은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강원도관광재단이 만든 워케이션 홍보물. 강원도관광재단 제공
객실 특가와 바다 전망, 객실 업그레이드, 이른 체크인과 늦은 체크아웃, 커피와 음료 이용권 제공 등의 맞춤형 혜택을 주는 것이다.

강원의 워케이션 상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재택과 원격 근무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상품을 출시한 지 2개월 만인 지난 5월 말 8200박이 넘는 숙박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워케이션 상품은 주중 관광객 유치와 체류시간 연장에 기여했는데, 주중 숙박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증가했고 주중 3박 이상 예약은 1326박으로 13% 늘었다.

강원지역 워케이션 여행지는 KTX로 빠르게 갈 수 있는 강릉이 21.9%, 산과 바다가 모두 있는 속초가 21.5%로 각각 인기가 있었다.

전라북도 역시 워케이션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전라북도 휴양시설에 공동 오피스 조성과 랩(Lab)을 설치해야 한다는 제안이 전북연구원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일과 휴식이 공존하는 워케이션 시범지역 지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워케이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는 제주에선 자치단체 차원의 움직임은 없고 여행 플랫폼 기업인 프립이 제주시 한림읍에 워케이션 시설을 갖추고 IT 기업을 대상으로 모객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이겨내려는 워케이션 유치 경쟁은 국내외에서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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