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보정 속옷 입고…'창원 노출남' 도심 활보 갑론을박

"민망하고 불쾌" vs "간섭하지 말아야"…조롱은 '범법 행위'

SNS에 올라온 창원 여장 남성 목격담. 페이스북 캡처
경남 창원 일대에 여성용 옷을 입고 활보하는 남성에 대한 목격담이 속출하면서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민망하고 불쾌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개인 옷차림은 개성의 영역으로 타인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10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창원 일대에서 여장남자를 한 차례 이상 봤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목격담이 잇따르고 119 신고까지 접수되고 있다.

끈나시에 짧은 바지, 하이힐 차림부터 여성용 몸매 보정 속옷 차림까지 의상도 다양했다.


이 남성은 경찰과 만나 "여성용 옷을 좋아하고, 타인이 관심을 가지니까 좋아서 (여장을)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취미로 이성의 복장을 하는 사람을 '크로스 드레서(CD)'라고 칭한다.

크로스 드레서들이 일상생활에서 특이 행동을 하는 사례는 흔치 않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는 옷차림 탓에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SNS 목격담에는 '볼 때마다 놀란다'는 의견부터 '여자를 못 만나서 그렇다', '성별을 바꾸고 싶은데 돈이 없는 거다' 등 추측성 비하 댓글이 달렸다.

지난 7일 한 거리에서 이 남성을 목격했다는 30대 여성은 "실제로 보니 노출 수위가 높아 민망했다"고 전했다.

관련 소식을 접한 20대 여성은 "여장남자를 보게 되면 여성으로서 수치심이 들 것 같다"며 "그 남자의 환상 속 왜곡된 여성성이 노출 옷차림으로 표현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반대로 범죄와 연관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있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개인의 옷차림에 대해 타인이 간섭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개성 표현"이라는 우호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소수자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한 남성은 "일상적인 옷차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이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크로스 드레서에 대한 개별 의견과 관계없이 그를 몰래 촬영하고 온라인에 올리는 행위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SNS에 허락 없이 사진을 올리는 등 공개적으로 모욕을 부추기는 행위는 크로스 드레서에 대한 담론을 심화하기보다는 개인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타인을 몰래 촬영하고 촬영물을 인터넷에 올리면 초상권 침해·정보통신망법 위반에 적용되며, 조롱성 댓글도 명예 훼손 등 엄연한 범법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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