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가스요금에 가스회사 직원 유흥업소 접대비가?"

전남 A 도시가스, 접대비 소비자 요금으로 전가 의혹 제기
회계법인·관계 공무원 '로비' 의혹도

2017년 도시가스 회사 공급 비용 산정 용역. 전남도 제공
전남의 한 도시가스 회사가 매년 부정하게 지출한 접대비를 가스요금에 얹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가스요금에 가스회사 직원들의 회식비부터 관계 공무원 유흥업소 접대비, 임직원 지인 친구의 골프 접대비까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부담한 내역이 나와 사실로 확인되면 파문이 일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광양·고흥·보성·곡성에 가스를 공급하는 전남의 A 도시가스.

A 가스회사의 2017년~2020년 법인 카드 사용 내역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접대비'다.

연간 1억 원의 접대비가 공급이용으로 산정되고 있는데 2017년은 1억 500만 원, 2020년에는 1억 50만 원이 접대비란 명목으로 지출됐다.

목포·영암·무안군·강진에 가스를 공급하는 전남의 또 다른 도시가스 회사의 접대비는 2017년 7200만 원으로 A 도시가스와 3천만 원가량 차이가 났다.

A 가스회사의 접대비 사용 내역을 보면 더 가관이다.

전남 한 도시가스 회사의 접대비로 쓰인 법인카드 내역서들. 독자제공
전남의 한 도시가스 회사가 관계 공무원에게 대가성 비용으로 지급했다는 카드 전표. 독자제공
A 가스회사의 접대비 내역에 따르면 2017년 10월 순천의 한 골프장에서 70만 원을 결제하고 같은 날 한 유흥업소에서 10만 원이 결제된다.


앞서 도시가스 회사 직원들 제주도 워크샵 기간 제주도의 한 유흥업소에서는 70만 원 이 결재됐다.

이 밖에 유흥업소, 골프장, 술 값 등으로 계산된 내역이 수두룩한데 동종 업계에서 일하다 나온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모두 회계법인 관계자와 관계 공무원들을 접대하기 위해 쓰인 비용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카드 사용만 이 정도이고 유흥업소 후 이어진 이른바 2차 등에서는 현금으로 계산됐다고 폭로했다.

이 관계자는 "가스회사가 회계법인과 담당 공무원을 접대하는 일은 관행처럼 되어 온 일"이라며 "술, 골프 그 이상의 것들까지도 접대를 하는데 문제는 이 요금들이 고스란히 소비자 요금에 포함돼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심지어 가스회사 대표의 지인 및 지인의 친구에게 쓰인 접대비까지도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의 경우,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세대는 9만 9800가구.

순천의 주택난방 기본요금은 1MJ당 15.8408 원으로 세제곱미터 당 가격은 665원 수준인데 여수와 광주보다 50원가량 비싼편으로 이런 과다 지출한 접대비가 포함되기 때문에 기본요금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에서 각 회사에 공급하는 도시가스 원가는 모두 같은데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가격이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이런 행태를 알 수가 없다"며 "이런 일을 감시·감독해야 할 곳이 광역단체인데 전라남도는 매년 회계법인에 용역을 맡겨 처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접대를 받고서 짜고치는 것처럼 도시가스 회사와 회계용역, 관계 공무원이 가스회사가 부정하게 가스요금을 산정하는데 눈감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는 이같이 과다한 접대비 지출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일일이 도시가스 회사들의 요금 산정 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회계업체에 용역을 맡기고는 있지만 회계업체가 제출한 결과보고서를 확인한다"면서도 "접대비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A 도시가스 관계자도 "법정 한도에서 접대비를 지출하고 있으나 회계법인과 공무원을 접대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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