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경찰청은 여성 비율이 70% 넘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공유…확인해보니 14.3%

이한형 기자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청 본청의 여성 비율이 70%가 넘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9일 한 포털 뉴스에 작성된 댓글로 "현재 경찰청 본청의 여성 비율이 70%가 넘어섰다. 정부 기관 중 가장 여직원 비율이 높은 건 다들 알고 계시나. 일선에서 일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의 저질 체력 여자들이 경찰 조직으로 들어오게 돼 현장에서 쓸모가 없다 보니 경찰청 내근직으로 다 돌려진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 "48개 중앙부처 중 경찰청에서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75.1%로 가장 높았다"며 "경찰청 본청 내근직 여경 비율이 75.1%이다. 현장 대응 능력 떨어지고 전혀 도움이 안돼서 결국에 경찰청에 내근직으로 다 박아놓은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여경을 줄여야 한다는 이른바 '여경 무용론'의 비난 근거로 쓰이고 있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 집계된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인사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31일 기준 경찰청 소속 공무원은 총 12만 9089명이다. 이중 일반직 공무원이 4837명, 특정직 공무원이 12만 4252명이다. 여성은 1만 8453명으로 전체의 14.3%에 불과하다.

범위를 넓혀봐도 경찰공무원은 총 13만 4415명으로 여성은 1만 5971명에 머문다. 경장 계급이 447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무관 이상 계급은 전체 114명 중 2명에 불과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여성 비율이 70%'라는 주장은 일반직 통계 자료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일반직의 경우 여성 비율이 69.5%(3361명), 특정직이 12.1%(1만 5092명)를 차지한다. 경찰청에서 일반직 공무원은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을 뜻하고 특정직은 소위 말하는 '경찰관'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경력직공무원과 특수경력공무원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경찰공무원은 특정직에 들어간다.

인사혁신처 홈페이지 캡처
또 '48개 중앙부처 중 경찰청에서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75.1%로 가장 높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인사혁신처의 '2018 균형인사 연차보고서' 자료와 일치한다.

이는 2017년 경찰청 균형인사 현황 자료로, 일반직(연구·지도직 포함)·외무·별정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관 수와는 별개인 것이다.

인사혁신처 보고서 캡처
경찰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체 경찰관 중 여성의 비율은 13%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청도 그 정도 될 것"이라며 "(본청 여성 비율이 70%라는 것은) 일반직 공무원의 비율을 말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9년 경찰은 '2020~2024년 성평등 정책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 전체 경찰 중 여성 경찰관 비율을 15%, 경감급 이상 비율을 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년부터는 순경도 남녀 통합모집을 통해 채용한다. 이는 남녀 분리모집으로 여성 채용 인원을 제한하는 관행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순경 채용은 통상 남녀 9:1의 비율로 이뤄졌다.

경찰청 채용 홈페이지에 명시된 2021년 순경 공채 모집 인원은 1차 남자 1961명, 여자 739명, 2차 남자 1546명, 여자 582명 이다. 따라서 올 한 해 경찰 순경 채용 인원 중 여성 모집 비율은 약 27%이다.

경찰대는 2021학년부터 모집 인원의 12%로 제한했던 여학생 선발 비율을 폐지해 성별 구분 없이 50명을 선발하고 있다. 2021학년도 경찰대 최종 합격자 중 여학생은 11명으로 이전보다 증가했는데, 이는 모집 인원의 22%에 불과하다.

또 다른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은) 여성이 적은 부처"이며 "여성 비율 15%를 목표로 하면서 예년에 비해 채용 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남녀 통합모집 형식으로 가는 중간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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