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與 대선 무대…'이준석 돌풍'에 흔들리는 '빅3'

정세균 17일 출마선언 앞두고 있지만 여론조사서 고전
이준석에 '장유유서' 언급했다 석연찮은 역풍 탓
전방위 '기본소득 설전' 이재명, 이슈없는 이낙연도 박스권 갇혀
1971년생 가장 젊은 박용진 '이준석' 효과로 여러차례 3위 선전
윤석열 본격 행보에 '저격수' 추미애도 지지율 호조
빅3 본격 출마 후 경선연기 등 민주당 내 변수에 촉각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윤창원 기자
내년 대선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 후보 자리를 둔 경쟁이 곧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야권발 '이준석 돌풍'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두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고착된 사이 후발주자 일부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의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이른바 '빅3'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오는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국무총리로서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맞서 싸운 위기 관리능력을 비롯해, 경제인 출신으로 국회의장이 되기까지의 폭넓은 경험을 앞세워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체급 면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당대표와 함께 빅3로 분류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용진 의원에게 여러 차례 지지율을 추월당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TBS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 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6.1%를 얻어 4.2%에 그친 정 전 총리에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위 주자인 이 전 대표 추월을 목표로 달리고 있던 정 전 총리의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설전이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국면에서 이 대표가 일으킨 젊은 정치인 돌풍과 관련해 한 TBS 라디오에서 '장유유서'를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여론이 썩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이 대표를 깎아내리려는 취지가 아니었다며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는 등 해명에 나섰지만 뒤늦은 대응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 전 대표가 주춤했지만 이재명 지사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힌 형국이다.

이 지사는 민주당 경선 연기론에 반대하면서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기본소득을 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사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다소 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TBS-KSOI 조사 중, 범 진보 주자들 사이에서는 31.6%로 여유 있게 1위를 달렸지만 전체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27.7%로 35.5%를 얻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뒤졌다.


이 전 대표 또한 10% 초중반대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본격적인 경선 국면이 다가왔음에도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윤창원·박종민 기자
빅3가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는 사이 일부 군소주자들이 약진하며 판을 흔들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TBS-KSOI 조사를 포함해 지난 일주일 새 3차례나 여권 주자 3위를 기록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1971년생으로, 이른바 79세대(70년대생, 90년대 학번)로 불리는 박 의원은 여권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 중 가장 젊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여권에서 '이준석 효과'를 가장 누리고 있는 인물이 박 의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은 5~6% 수준으로 선두주자인 이 지사를 위협할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박 의원 측 관계자는 "3등을 굳힌 후 이 지사와도 양강구도를 만들어 보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윤 전 총장이라는 야권발 이슈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적극 옹호하고 강력한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등 장관 재직시절 윤 전 총장과 사사건건 부딪친 탓에 '윤석열 저격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판도의 흐름이 본격적인 경선 국면이 펼쳐진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꾸려지고 있는 대선 캠프의 규모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빅3가 다른 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선 연기 여부를 포함한 룰 세팅 등 당내 이슈가 커지게 되면 당 외부적 이슈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적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대선후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동안 정체돼 있던 민주당 경선판이 이 대표의 등장으로 인해 적잖이 출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요소만으로 유불리를 따져보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며 "선거기획단이 꾸려지고 대형 주자들이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변수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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